27일 경북 봉화에서 구조될 당시의 반려견 모습. 사진제공=케어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에 의해 목숨을 잃은 주인을 기다린 반려견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28일 동물권단체 ‘케어’에 따르면 지난 15일 발생한 산사태로 주인을 잃고 다친 반려견이 구조됐다.
경북 봉화군 춘양면 서동리 한 주택에서 살던 60대 여성 A씨는 지난 15일 오전 5시쯤 일어난 산사태로 주택이 매몰돼 숨졌다.
이 사고로 A씨가 키우던 반려견 2마리 중, 1마리는 죽고 1마리는 다리를 심하게 다쳤다. 이번에 발견된 반려견이 다리를 다친 반려견이다.
산사태로 인해 집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주인도 더 이상 만날 수 없었지만 이 개는 집 근처 개울가에서 12일간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리를 다친 채 ‘낑낑’거리는 소리를 들은 주민이 개울가를 살피다 발견한 것이다.
케어는 주민의 구조요청을 받고 지난 27일 현장에 도착해 이 개를 구조해 서울로 데려갔다.
케어 측은 “아무것도 남지 않은 빈 야산의 터 근처 나무 뒤에 몸을 숨기고 있던 것을 지나가던 이웃이 발견했다”며 “하반신이 매몰돼 다리가 부러졌음에도 제집을 다시 찾아가 빈터에서 돌아오지 않는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던 거 같다”고 밝혔다.
이 개를 동물구조단체에 신고한 주민은 “숨진 A씨가 생전에 개들을 많이 예뻐했다”며 “마음이 무거웠는데 A씨가 아끼던 강아지를 살려 다소 위안이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