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들이 모인 자리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내년 대선에서 자신만이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28일(현지 시간)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열린 공화당 조직의 연례 모금 행사 '링컨 데이 디너'에는 공화당 경선 후보 13명이 참석했다. 아이오와는 공화당의 첫 경선지로 초반 판세를 가를 핵심 지역으로 주요 후보들이 모두 모였다.
그간 후보들이 모이는 행사에 자주 불참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날은 참석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팀 스콧 상원의원,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등도 참석했다.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년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는 자신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자신이 여러 형사·민사 혐의에 직면한 것도 바로 대선 승리 가능성 때문이라면서 "내가 출마하지 않았다면 아무도 나를 쫓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가기밀 문건 불법 반출 혐의와 성추문 입막음 혐의로 각각 연방 검찰과 뉴욕 검찰에 의해 기소됐음에도 경선 지지율 조사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평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52.4%고, 디샌티스 주지사가 15.5%이며 나머지 후보들은 10% 미만이라고 BBC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로 전날 기밀문서 유출 사건과 관련해 증거인멸 지시 혐의로 추가 기소됐지만 이날 행사에서 이를 지적한 경쟁 후보는 거의 없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윌 허드 전 하원의원이 유일하게 트럼프의 범죄 혐의를 언급했지만, 되레 역풍을 맞았다. 허드 전 의원은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려고 출마한 것이 아니라 감옥에 갇히지 않으려고 출마했다"고 말했다가 청중으로부터 야유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지지율 2위인 디샌티스 주지사는 조 바이든 행정부를 향해 "내년은 바이든-해리스 행정부를 원래 자리인 쓰레기통으로 보낼 기회"라고 연설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플로리다주의 역사교육 과정을 비판한 것과 관련해 "플로리다가 좌파 의제에 맞섰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흑인들이 노예제를 통해 유용한 기술을 배울 수 있었다는 내용이 포함된 플로리다주의 교육과정을 최근 비판한 바 있다.
하지만 디샌티스 주지사는 주의 교육과정 문제와 관련해 내부에서도 비판받고 있다. 흑인인 스콧 상원의원은 지난 27일 아이오와 앤케니에서 기자들에게 "노예제의 실상은 가족을 떨어뜨리고 인간성을 훼손하며 흑인 부인들을 강간한 것이다. 노예제는 단지 파괴적일 뿐이며 거기에 희망은 없다"고 말했다. 허드 전 의원과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등 다른 대권 주자들과 공화당 소속의 여러 현역 의원들도 이같은 '노예제 옹호 논란'과 관련해 디샌티스 주지사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