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엉으로 만든 진부터 6000만원 한정판까지…위스키 다 모였네"[똑똑!스마슈머]

■'서울바앤스피릿쇼 2023' 가보니
위스키·칵테일·코냑 다양한 신제품 선봬
올 상반기 위스키 수입량 '또' 역대 최대
하이볼, 전통진, 한정품 등 즐길거리 다양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진행된 '서울바앤스피릿쇼 2023'의 관람객들이 28일 부스 앞에서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강동헌 기자

“죄송합니다, 손님. 이 제품은 아직 국내 출시 전입니다.”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증류주 박람회 ‘2023 서울바앤스피릿’. 위스키 애호가 박 모(29) 씨가 스페이스컴퍼니 코리아 부스 앞을 한참 서성거렸다. 프랑스의 코냑 장퓨(Jean Fillioux) 나폴레옹을 시음한 그는 국내 미출시 제품이라는 소식을 듣고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박 씨는 “주로 위스키를 마시다가 코냑을 오랜만에 마셔봤는데, 독특한 과일향이 나 신선했다”고 말했다.


28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이번 서울바앤스피릿은 올해로 3회째를 맞는다. 위스키뿐만 아니라 코냑과 럼, 진, 보드카 등의 스피릿(증류주)과 전통주, 칵테일, 바 용품, 안주류 등 다양한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골든블루, 하이트진로음료, 나라스피릿, 아영FBC, 트랜스베버리지, 에프제이코리아, 메타베브코리아, 디앤피스피리츠, 태산주류 등 주류업체들이 참가해 바이어들과 애호가들을 위해 다양한 볼거리와 마실거리를 준비했다.


상반기 위스키 수입 또 ‘사상 최대’…여름철 ‘하이볼’ 인기

30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위스키류 수입량은 1만 6900t(톤)으로 관련 통계가 생긴 2000년 이후 반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위스키 수입량은 지난해 상반기 1만 1200t에서 올 상반기 50% 넘게 급증했다. 지난해 상반기는 2021년 상반기 6800t에서 63.8% 늘었다. 이날 행사에서도 오후 1시 기준 총 2만 4000여명이 다녀갔다. 주최 측은 행사 기간 3일간 3만 여명이 방문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보다 2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와일드터키 10 12년’, 프리미엄 라인인 ‘러셀 리저브 10년’, ‘러셀 리저브 싱글배럴’. /강동헌 기자

주류업계에서는 위스키에 탄산수나 토닉워터를 넣어 마시는 ‘하이볼’이 큰 인기를 끈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트렌스베버리지가 운영하는 와일드터키는 이에 발맞춰 다양한 하이볼 특화 제품을 선보였다. 전시회에서는 한국에서만 출시한 ‘와일드터키 10 12년’, 프리미엄 라인인 ‘러셀 리저브 10년’, ‘러셀 리저브 싱글배럴’을 시음해볼 수 있도록 준비했다. 러셀 리저브 등 일부 품목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품귀 현상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진로음료도 이날 전시회에 참가해 ‘진로토닉 와일드피치’, ‘진로토닉 홍차’ 등 토닉워터 제품을 선보였다.


젊은 소비자들 열광하는 ‘희귀’ 제품·브랜드들도

골든블루 인터내셔널도 지난 21일 출시한 아이리쉬 위스키 ‘맥코넬스’의 브랜드 전시관을 이날 행사에서 마련했다. 1776년 출시된 맥코넬스는 북아일랜드 지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위스키 브랜드다. 골든블루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맥코넬스의 인지도가 높지만, 국내에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새로 들여왔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나라스피릿은 최근 젊은 위스키 애호가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더레이크 위스키’, ‘메이커스 리저브’ 등을 준비했다.


와인 수입사도 ‘6000만원’ 프리미엄 위스키 가세


'서울바앤스피릿쇼 2023'에 전시된 킹 찰스3세 코로네이션 74년. /강동헌 기자

와인을 주로 취급해오던 아영FBC는 최근 고든앤맥페일(G&M)과 벤로막 위스키를 통해 위스키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이날 전시회에서도 고든앤맥페일의 다양한 독립병입 위스키를 준비했다. 독립병입이란 증류소로부터 위스키 원액을 구입해 개별 숙성시킨 뒤 병입하는 것을 말한다. 고든앤맥페일은 스코틀랜드 전역의 증류소에서 구입한 원액을 그와 걸맞는 캐스크에 숙성해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가격이 5000만 원대 후반의 ‘킹 찰스3세 코로네이션 74년’도 선보였다. 코로네이션 74년은 지난해 9월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이어 올해 5월 즉위한 찰스3세의 대관식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싱글몰트 위스키다. 스코틀랜드 북부 스페이사이드 지역의 글렌 그랜트 증류소에서 1948년부터 74년 동안 숙성된 후 지난해 12월 단 281병에 병입됐다.


대다수가 수입산 위스키 브랜드…“내년엔 국내 위스키 선보일 수 있었으면”


하우스 오브 해리티지의 ‘고리(Kori) 진’ 재료. /강동헌 기자

위스키와 칵테일 등이 대부분이었던 만큼 수입 브랜드가 대다수였지만, 약초나 한방재로 만든 전통주도 눈에 띄었다. 하우스 오브 해리티지는 복분자, 오미자, 인삼 등 10가지 전통 약초로 만든 ‘고리(Kori) 진’을 선보였다. 알코올 도수가 47도로 높지만, 인삼과 우엉향이 어우러져 알코올 냄새를 잠재웠다.


올해 초 ‘기원 배치1’ 위스키를 출시한 쓰리쏘사이어티스의 도정한 대표도 이날 기원을 소개하는 연사 자리에 앞서 전시회 곳곳을 둘러봤다. 도 대표는 “올해 기원 부스를 마련하고 싶었는데 아직 제품군이 다양하지 않아 입점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며 “내년에는 한국의 위스키들도 많이 성장해 전용 카테고리나 브랜드관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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