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나쁜 이익에 기대선 안돼" 환율·시황 덕 실적개선 경고

2분기 조선·기계 수익 증가에도
"본원적 경쟁력 향상 아니다" 일침
생산성·신기술 확보가 중요 강조
친환경·디지털 등 미래사업 속도 주문


권오갑(사진) HD현대(267250) 회장이 최근 신조선가 급등으로 이익이 증가하는 것에 대해 ‘나쁜 이익’이라며 사업 본원적인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권 회장은 28일 열린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글로벌 경쟁력과 미래 사업이 담보되지 않은 ‘나쁜 이익’에 기대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회의에는 권 회장 외에도 가삼현 부회장, 한영석 부회장, 정기선 사장 등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사장단이 참석했다. 사장단은 사업별 핵심 현안을 점검하고 해결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진행 상황을 논의했다.


권 회장은 환율이나 제품가 상승 등 외부 변수에 의한 실적 개선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선가가 사상 최고치 수준까지 오르면서 조선 계열사들의 2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다. 이는 생산성 증가, 신기술 확보와 같은 본질적인 경쟁력 향상에 따른 이익 증가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신조선가 지수는 170.9포인트로 2019년 같은 달 대비 30% 오르며 사상 최고치 수준까지 올라왔다. 권 회장은 “기업 스스로 각고의 노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과 미래 사업을 담보해내고 이를 통해 창출해내는 이익만이 비로소 ‘좋은 이익’”이라며 “환율·시황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일시적으로 얻은 이익이 우리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준다면 오히려 ‘나쁜 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HD한국조선해양(009540)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선가 상승으로 올 2분기 712억 원 영업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HD현대건설기계(267270)와 HD현대인프라코어 등 건설기계 계열사 역시 제품 판매가 상승 등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163%, 126%씩 상승했다. 전력 기기 계열사인 HD현대일렉트릭(267260)도 친환경 전력 시장 확대로 영업익이 116% 성장했다.


사장단 회의에서는 친환경·디지털 전환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각 계열사들은 회사별 기술 고도화 추진 현황과 인재 확보 방안을 점검하고 글로벌 시장 내 급속한 변화 속에서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과 역량 강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계열사 산업군별로 친환경 추세가 빨라지는 가운데 미래 사업에 대한 속도전도 주문했다. 권 회장은 “미래 가치를 높이는 데 얼마나 노력했는가, 직원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줬는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것”이라며 “직원들이 얼마나 회사를 사랑하는지, 경영자가 직원들로부터 얼마나 존경받는지가 그 회사의 성패를 가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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