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음 달 종료되는 유류세 인하 조치에 대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역대급 세수 펑크로 유류세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지만 최근 국제 유가가 다시 치솟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유류세 인하 여부는 8월 중 결정될 예정이다. 유류세는 현재 휘발유 25%, 경유·액화석유가스(LPG)는 37% 인하됐다. 인하 조치는 다음 달 31일 종료된다. 앞서 정부는 유류세를 2021년 11월에 20%, 지난해 5월에 30%, 7월에 37%까지 인하한 뒤 올해부터 휘발유에 대해서는 인하 폭을 25%로 축소했다. 4월에는 세율 조정 없이 인하 조치를 4개월 연장했다.
어려운 세수 여건은 인하 조치 종료의 명분이다. 5월까지 국세 수입은 160조 2000억 원에 그쳤다. 연말까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세금을 걷는다고 해도 올해 세수는 세입 예산(400조 5000억 원)보다 41조 원 부족하다. 특히 유류세가 포함된 교통·에너지·환경세 수입은 4조 4000억 원으로 전년 같은 시기보다 6000억 원 적다. 에너지 물가 부담도 1년 전보다 덜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석유류 물가는 1년 전보다 25.4% 하락해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5년 이후 역대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경유(-32.5%), 휘발유(-23.8%), 자동차용 LPG(-15.3%)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만 최근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28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0.58달러에 마감돼 4월 18일(80.86달러) 이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유류세 인하까지 종료될 경우 겨우 안정세를 보이는 물가가 다시 뛸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정부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 연장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유가 수준과 세수 상황, 소비자 부담 등을 두루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