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벌인 것으로 보이는 무인기 공격이 잇따른 것과 관련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의 주요 시설을 계속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사진)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0일(현지 시간) 연설에서 러시아 영토에 대한 공격이 “불가피하고 자연스러우며 지극히 공정하다”고 말했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그는 모스크바에 무인기 공격이 벌어진 지 몇 시간 뒤 진행한 연설에서 “전쟁이 러시아 영토, 상징적 중심지, 군 기지로 서서히 다시 다가가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서 무인기 공격이 처음 발생했을 때만 해도 관련성을 부인했으나 BBC는 “최근 발언들은 그보다 한 발 더 나아갔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새벽 모스크바 경제 중심지인 서부 ‘모스크바시티’ 지역에서 드론 3대를 요격했으며 오피스 건물들이 타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도심 남서부에 위치한 브누코프 공항도 잠시 폐쇄됐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50층 건물의 5·6층이 파손됐으나 사상자는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모스크바를 겨냥한 이번 공격이 평범한 러시아인들에게 충격을 주려는 목적을 가졌다고 밝혔다. 유리 이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요즘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 곳곳에서는 항상 뭔가가 날아다닌다”며 “이제 전쟁은 이를 걱정하지 않는 이들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들어 무인기를 점점 실전 배치하며 러시아 본토를 직접 공격하는 일이 늘고 있다. 24일에도 모스크바 시내 국방부 청사에서 2㎞ 정도 떨어진 지역의 비주거용 건물에 드론 공습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