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래 前회장 친형도 주가 폭락 전 150억 대량 매도

지난해 12월~올 4월 다우데이타 주식 분할매도
키움 "주가조작 사태 무관"…당국, 檢 자료 전달
장남도 수사선상…대주주 일가 조사 폭 커질 듯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 연합뉴스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 직전 150억 원어치의 다우데이타(032190) 주식을 대거 매도한 키움증권(039490) 임원의 특수관계자가 김익래(73)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친형으로 확인됐다. 김 전 회장과 장남 김동준(39)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이미 수사선상에 오른 상태에서 주가조작과 관련해 의심을 받는 대주주 일가의 범위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검찰과 금융당국 합동수사팀은 김 전 회장의 친형 김 모(74)씨가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4월 11일까지 다우데이타 주식을 매도한 정황을 포착했다. 다우키움그룹 지주사인 다우데이타는 4월 24일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한 8개 종목 가운데 하나다.


당시 김 씨의 거래내역은 공시되지 않았다. 그가 대표로 있는 부동산 투자업체가 다우키움그룹에서 분리되면서 2019년 8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친족독립경영을 인정받아 특수관계인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김 씨의 거래 관련 자료를 최근 검찰에 전달했다.


키움증권 측은 이에 대해 김 씨의 거래가 김 전 회장이나 주가조작 사태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김 씨가 33만 주를 분할 매도했고 3월까지 80%가량을 팔았다”며 “김 전 회장 동생도 지분이 있는데 안 팔고 그대로 갖고 있다”고 해명했다.


업계에서는 김 씨의 대량 매도 건까지 밝혀지면서 김 전 회장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의 폭도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부장검사 단성한)는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와 논현동 김 전 회장 자택, 반포동 김 대표 집, 키움그룹 전략경영실 직원들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전 회장은 4월 20일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 주를 주당 4만 3245원에 시간외 매매로 처분해 총 605억 4300만 원을 확보한 바 있다. 당시는 SG증권발 폭락 사태가 발생하기 2거래일 전이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김 전 회장이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으로 대량 매도 사태를 예상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 기소된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도 5월 1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김 전 회장을 폭락 사태의 배후로 지목했다. 김 전 회장은 5월 4일 “매도 과정에 법적인 문제가 없었다”며 그룹 회장직,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직에서 돌연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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