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피해자 유족을 대리하면서 재판에 불출석해 패소 판결을 받게 한 권경애(사진) 변호사를 상대로 유족 측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이 조정 절차에 넘겨졌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85단독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모 양의 어머니 이기철씨가 권 변호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지난달 27일 조정에 회부했다. 조정기일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조정회부는 법원이 판결보다는 타협을 통해 양측의 갈등 해결을 유도하는 절차다. 조정이 결렬되면 법원이 특정 조건을 제시하고 강제조정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양측이 강제조정을 받아들이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기지만 한쪽이라도 이의를 제기하면 다시 재판 절차로 돌아간다.

권 변호사는 학교폭력에 시달린 끝에 2015년 극단 선택으로 숨진 박양의 어머니 이씨를 대리해 2016년 가해자들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다.

이씨는 1심에서 일부 승소했지만 항소심에선 권 변호사가 변론기일에 세 차례 불출석해 지난해 11월 패했다. 권 변호사가 패소 사실도 알리지 않아 유족 측이 상고하지 못한 채 판결이 확정됐다. 그는 이 기간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치 관련 글을 꾸준히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권 변호사 불출석 사건과 관련해 법조계 안팎에서는 권 변호사가 소송 상대측에 매수 등 이유로 의도적인 재판 불출석 의구심을 나타냈다.

사태가 언론 보도로 알려진 후 이씨는 올해 4월 권 변호사와 소속 법무법인, 같은 법인 변호사 2명을 상대로 2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한편 이씨는 재판 패소를 이끈 권 변호사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변협)에 변호사 활동을 할 수 없도록 영구제명을 촉구했다. 하지만 변협은 지난 6월 징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권 변호사에 대해 정직 1년 처분을 의결해 제 식구 감싸기 논란에 휩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