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현대인이 만성적으로 앓는 장염을 나노 입자로 치료하는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전상용 생명과학과 교수와 이희승 화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항염증 탄수화물 나노 입자’ 수십 종을 합성하고 이를 통해 염증성 장 질환 치료에 효능을 보이는 의약 물질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항염증 작용을 하는 물질인 빌리루빈을 장 세포의 ‘당질층’과 잘 결합할 수 있는 탄수화물 나노 입자와 합친 인공 물질을 만들어냈다. 이를 통해 약물이 효과적으로 장에 전달·흡수되도록 한 것이다. 사람의 장 세포는 다양한 당 사슬 집합체인 당질층으로 둘러싸여 있다. 당질층은 음식물 섭취 등을 통해 외부에서 들어오는 여러 당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인다.
연구팀은 자연에 존재하는 다섯 가지 대표적인 당들을 조합해 수십 가지의 약물을 합성한 후 쥐 실험을 통해 치료 효과가 특히 큰 후보군을 추렸다. 연구팀은 “쥐 실험을 통해 경구투여가 가능한 우수한 탄수화물 나노 입자를 선별했다”며 “선별된 입자의 치료 기전을 조사했고 기존 합성 의약 물질보다 효능이 우수하다는 것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당질층 표적형 항염증 탄수화물 나노 입자 플랫폼 기술은 염증성 장 질환 외에도 다양한 염증 질환의 치료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성과는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에 최근 게재됐다. 논문은 이 학술지의 특별 언론 홍보 대상으로 선정돼 해외 매체 ‘사이언스데일리’와 ‘케미스트리뷰’ 등에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