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 3단계 개발 청사진 나왔다…2030 부산엑스포 유치 탄력

부산항 북항 3단계 재개발 사업 조감도. 사진 제공=부산시

부산시가 ‘2030 부산세계박람회’ 개최 예정지 인근에 위치한 주한미군 군사시설인 55보급창과 8부두를 남구 용호동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55보급창 부지는 부산엑스포 행사에 활용한 후 국제금융업무 중심지로 조성하고 8부두 이전지 주변에는 북항 3단계 재개발 사업을 본격화해 원도심 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3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구에 있는 55보급창과 남구에 위치한 8부두를 함께 이전하기 위해 신선대부두 끝단에 있는 해군작전사령부 군사지역 인근 준설토 투기장을 이전 후보지로 선정하고 정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8부두로 반입되는 주한미군 군수 물자와 장비를 임시 보관·저장하는 55보급창 부지의 면적은 약 22만㎡로, 축구장 면적의 30배를 웃도는 규모다. 55보급창을 이전하면 해당 부지를 엑스포 행사에 활용하고 이후에는 동천변 친수 공간과 국제금융업무 중심지로 조성한다는 게 시의 계획이다. 예상 이전 시점은 2029년이며 토양 정화 등을 포함한 소요 예산은 702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박 시장은 “55보급창이 이전되지 않으면 엑스포 행사장 확보와 준비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어 55보급창 이전은 앞서 국정과제에도 포함됐다”면서 “국방부와 미국이 동의해줘야 다음 절차가 가능하기 때문에 관련 협의를 신속하게 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전쟁 당시부터 미군 군수물자 수송지로 이용되던 8부두의 면적은 약 4만㎡에 달한다. 시는 8부두에 이어 7부두, 우암부두, 우암컨테이너야적장, 감만부두, 신감만부두와 함께 310만㎡ 부지에 육상과 해상을 아우르는 북항 3단계 재개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 중 7부두, 우암부두, 우암컨테이너야적장은 엑스포 개최 계획과 연계해 박람회 개최 부지로 먼저 활용한다.


시는 북항 3단계 사업을 통해서 우암과 감만 일원을 일자리, 교육, 문화·여가, 상업, 주거가 어우러진 복합도시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북항 재개발 1단계 사업은 1~4부두와 중앙부두 일원 92만㎡를 대상으로 올 3월에 마무리됐다. 친수공원과 경관 수로, 공중보행데크, 해안조망대, 교량 등이 마련됐다. 북항 재개발 2단계 사업은 자성대부두, 부산역주차장·부산진역컨테이너야적장 일원에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시는 북항 3단계 재개발과 연계해 남구 오륙도 트램과 우암∼감만선 도시철도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오륙도선은 올해 말까지 타당성 재조사를 끝내고 조기 착공할 계획이다. 박 시장은 “55보급창 및 8부두 이전의 공식적인 첫발을 내딛는 만큼 앞으로의 절차를 진행하고 이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과 자주 소통하고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전 대상 지역 주민과 정치권의 반발이 우려되는 데다가 국방부와 미국 등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일이어서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부산 남구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주민 의견 수렴 없이 강행된 부산시의 결정”이라며 “부산시가 55보급창을 신선대부두 준설토의 투기장으로 이전하려고 하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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