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 탈출기"…조롱거리 된 잼버리, 폭염·침수 '밈' 폭주

휴양지와 물에 잠긴 야영장을 비교해 풍자하는 게시물.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부실한 운영과 안일한 상황대처로 국제적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가 일부 해외 누리꾼 사이에서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폭염으로 온열질환 환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부실한 운영 실태가 속속 드러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새만금 잼버리 현장 풍자가 확산하고 있다.


4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장맛비에 침수된 새만금 잼버리 야영장에 관한 밈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외국 휴양지의 쾌적한 환경과 물에 잠겨 팔레트가 둥둥 떠다니는 모습을 비교하는 밈이 있는가 하면, 무인도 탈출기를 그린 영화 '캐스트 어웨이' 주인공이 야영장에서 표류하는 영상도 게시됐다. 영화에서 '윌슨'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배구공도 주인공 옆에 떠 있었다.



침수된 야영장을 풍자하는 밈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새만금 부지에 캠프를 조성, 야영 생활을 할 수 있게 했다. 17개의 서브 캠프(약 2000명 규모)와 5개의 허브 캠프(약 1만 명 규모)를 구성했다. 다만 잼버리가 열리는 야영장은 새만금 매립 당시부터 농어촌 용지로 지정된 곳이어서 물 빠짐이 용이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일 잼버리 벨기에 대표단이 공식 인스타그램에 플라스틱 팔레트 위에 텐트를 치는 장면을 공개했다. 사진=인스타그램

더구나 지난달 쏟아진 기록적인 장맛비로 야영장 곳곳에 물구덩이가 생기자, 조직위는 임시방편으로 팔레트를 설치해 그 위에 텐트를 설치했다. 텐트가 물 위에 떠 있는 모양이 됐다.



잼버리 대회의 폭염을 조롱하는 밈. 사진=인스타그램

폭염과 관련한 밈도 등장했다.


더위에 지친 백골이 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 모습과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야영장에서 메말라가는 대원을 형상화한 밈도 있었다.


이 밖에 물웅덩이에서 창궐한 모기와 더러운 화장실, 바가지 물가 등을 의미하는 밈도 곳곳에 게시됐다.


새만금에 대원들을 보낸 해외 학부모로 추정되는 누리꾼은 SNS로 부실한 대회 준비를 질타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냐?', '내 딸을 빨리 데리고 나오고 싶다', '아이가 집에 오고 싶다고 난리다' 등 항의성 댓글을 잇달아 달았다.


‘청소년의 문화올림픽’으로도 불리는 세계잼버리는 4년마다 세계 각지에서 개최된다. 이번 새만금 잼버리는 1991년 강원도 고성에서 연 국내 첫 세계잼버리 개최 이후 32년 만이다. 새만금 세계잼버리는 한국의 우수한 문화와 자연환경을 세계에 널리 알리겠다는 목적으로 기획됐다. 대회 전 6천억 원 이상의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부족한 준비 탓에 지역 이미지 실추만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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