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난동에 호신용 장비 불티…"저가 중국산은 주의"

2주간 호신용품 매출 243%↑
경보기 대신 적극 방어 가능
가스총·전기충격기 등 선호
품질 인증 안받은 제품 많아
노즐 막힘 등 위험상황 우려

연이은 흉기 난동에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4일 경기 부천시에 있는 한 호신용품점 직원이 가스총·전기충격기·삼단봉 등을 꺼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서울 신림역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발생한 경기 분당 서현역 사건으로 인해 불안감이 커지면서 호신·방범 용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일부 온라인 사이트에서 호신 용품이 품절되는 등 관련 용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급박한 상황에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저가 중국산 제품보다 검증된 제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4일 G마켓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3일까지 최근 2주간 호신 용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3% 증가했다. 품목별로 보면 호신용 삼단봉 매출이 303% 늘었고 호신용 스프레이는 171%(11번가 기준) 더 팔렸다.


여기에 방검복 생산 업체인 웰크론(065950)과 보안기업 에스원(012750)의 주가가 급등하는 등 관련 업체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호신 용품을 개발·생산하는 국내 중소기업에 최근 들어 제품 문의가 크게 늘었다. 가스총 및 호신용 스프레이를 제작·판매하는 대한안전공사 및 금성산업공사 관계자는 “신림역 사건과 서현역 사건이 발생하면서 3배 이상 제품 관련 문의가 폭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호신 용품 생산 업체인 월드휴먼텍 관계자도 “신림 사건 이후 유통 판매 업체는 물론 개인들의 문의가 200% 이상 증가하고 있다”며 “쏟아지는 주문에 야근을 하며 공장을 계속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호신용 가스총과 전자충격기, 호신용 스프레이, 삼단봉 등을 많이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는 경보기 등이 인기가 높았지만 이번 사건 이후 ‘나도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적극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제품들이 더 선호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온라인상에서 판매되는 호신 용품들이 대부분 저가 중국산 제품들로 위급 상황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오히려 낭패를 볼 수 있어 구매에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은 정부의 기술표준을 적용받지 않은 중국 제품을 사다가 국내 브랜드만 붙여 파는 곳이 많다”며 “이런 제품들은 체류액이 새거나 노즐이 막혀 위기 상황에 제압 효과는커녕 오히려 범죄자를 자극해 더욱 위험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품질 관련 정부 규격을 맞추기 위해 국내 인증은 500만 원, 유럽 관련 인증은 10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온라인상에 현재 판매되는 상품은 중국산이 대다수로 이들 제품은 이러한 비용 부담 등으로 인해 해외는 물론 국내 품질 관련 인증을 받지 않고 있다. 특히 개인이 사용하기 위해 총포화약법(제2조2항)에 따라 경찰에 신청 절차가 필요한 호신용 가스총과 전자충격기와 달리 총포화약법상 가스분사기에 해당하지 않은 호신용 스프레이의 경우 누구나 소지 허가 없이 구매·소지가 가능해 불량 제품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제품들은 총포화약안전관리협회 등에서 인증받은 제품들만 제작·판매하는 등 확실한 성능·품질은 물론 사후서비스(AS)까지 보장이 된다”며 “호신 용품 구매시 사용 후기는 물론 KC 인증과 같은 정부 인증 유무 등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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