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인본주의 깃든 한류, 지구촌 매료…문화 넘어 패권전쟁 무기로 확장

■한류의 탄생·한류의 위대한 기원과 진화
육은주 지음, 부크크 펴냄



온 세상이 K컬처로 뒤덮이고 있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당장 이번 주, 데뷔한지 갓 1년이 지난 걸그룹 뉴진스는 방탄소년단에 이어 빌보드 정상에 올랐다. 넷플릭스 톱10에서는 국내에서는 인기를 끌지 못했던 영화 ‘드림’이 비영어 영화부문 3위에 올랐고, 비영어 TV부문 톱10에는 ‘킹더랜드’와 ‘D.P.’가 올라 있다.


책 ‘한류의 탄생’과 ‘한류의 위대한 기원과 진화’는 한류가 어떻게 탄생했는가의 과정과 그 근간이 되는 ‘한국 정신’을 살핀다. 책에 따르면 한류에는 타국의 문화에서는 찾기 힘든 인본주의가 깔려 있다. ‘오징어 게임’과 ‘킹덤’ 등 글로벌을 점령한 시리즈에서는 서양의 작품에서는 찾기 힘든 한국적인 감성이 묻어 있다.


저자는 한류를 만든 바탕이 된 ‘한국의 가치와 정신’을 칼·붓·흥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와 선비 정신이라는 코드를 통해 살핀다. 지정학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던 한국과 한국인들은 고유한 한국적 정신을 통해 극복해 냈다. 저자의 이러한 해석은 이어령 교수의 사상에서 큰 영감을 받은 것이다.


책들은 더 나아가 한류를 통한 가치·문화·패권전쟁까지 분석한다.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학교 석좌교수는 ‘소프트 파워’라는 개념을 창시하며 국제관계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냈다. 그에 따르면 국제관계에서 문화는 글로벌 권력 창출의 핵심이다. 이미 한국은 여러 기관에서 집계하고 있는 소프트 파워 국가 순위에서도 순위권에 올라 있다.


충분히 자랑할 만한 일이지만 여기서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지난 역사를 돌아보면 아시아를 대표하는 문화는 중국과 일본 문화였다. 그것은 아직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일본이 한국에게 빼앗아 간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철학, 그 중에서도 퇴계 이황의 철학”이라고 강조한다. 일본은 한국의 철학을 빼앗아 가며 문화에서도 경쟁자가 됐다. 웹툰이 성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일본 만화에게 밀린다. 중국은 우리 나라의 문화를 예속시키기 위해 보단히 애를 쓰고 있다.


국제 사회에서의 리더십은 이제 총칼과 경제력으로는 부족하다. 영국이 아직도 글로벌 강국으로 손꼽히는 것은 소프트 파워가 막강하기 때문이다. 런던 올림픽 개막식에서 영국은 아무런 설명 없이 자국의 소프트 파워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전 세계에 과시했다. 평창 올림픽 개막식에서조차 한국의 노래가 아닌 이매진이 하이라이트에 울려퍼졌다. 언젠가는 글로벌 이벤트에 한국의 노래들이 자연스럽게 울려 퍼지고, 모두가 따라 불러야 한다. 각 권 9800원, 1만 6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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