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동안 어린 자녀의 시력저하를 뒤늦게 알아차리고 병원을 찾는 부모들이 많다. 안경이나 렌즈를 착용해도 시력 교정이 어려워 ‘약시’ 진단을 받는 아이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미디어 시청 시간이 급증한 탓에 물체가 2개로 보이는 ‘복시’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어른, 아이 가릴 것 없이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소홀했던 눈 관련 증상들을 지나치지 않고 제대로 관리하고 싶다면 이번 방학을 활용해보면 어떨까. 유수리나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안과 교수의 도움말로 살펴보자.
안경·렌즈 등 보조기구의 도움을 받아도 시력이 정상적으로 1.0이 나오지 않거나 양안 시력이 두 줄 이상 차이 나는 경우를 약시라고 한다. ‘커서 수술을 받으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시력 발달에도 최적의 시기가 있다. 어렸을 때 시력이 1.0에 도달하지 못한 채로 성인이 되면 어떤 방법으로도 시력을 1.0으로 만들 수 없다는 의미다. 소아의 시력이 발달되는 최적의 시기는 만 6세 이전이다. 실제 코로나19로 병원 내원이 늦어진 탓에 치료 기간이 길어지거나 아예 시력 발달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유 교수는 “어려서 협조가 안되거나 시력이 정상 범위로 나와서 마음 놓고 있다가 뒤늦게 약시로 판정 되는 아이들도 늘고 있다”며 “숫자나 모양을 어느 정도 말할 수 있는 만 3~4세가 되면 소아 안과 전문의를 찾아 시력 및 굴절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로 아이들이 집안에만 있고 온라인 수업 등으로 미디어 시청 시간이 급격히 늘어나다 보니 근시 발생이나 진행도 부쩍 빨라졌다. 근시는 가까이는 보여도 멀리는 안보여서 안경이 필요한 상태다. 안구의 크기가 정상보다 길어진 점이 원인인데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안구가 같이 커지므로 어릴 때 한번 근시가 발생하면 되돌릴 수 없다. 특히 근시의 진행 정도가 너무 심하면 성인이 되어 라식·라섹 같은 시력교정수술을 받을 수 없을 뿐 아니라 황반변성·망막질환·녹내장 등의 합병증 발생률도 높아진다.
다행히 근시 치료 방법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근거리 작업을 줄이는 게 최선이지만 학업 때문에 지키기가 어렵다면 ‘드림렌즈’로 알려진 특수한 하드 콘택트 렌즈로 근시 진행 억제를 시도하기도 한다. △근시의 정도가 심하거나 △난시가 동반된 경우 △나이가 어려 협조가 되지 않는 경우라면 근시 진행 소프트 렌즈 또는 안경처럼 착용하면 근시 진행을 억제해주는 안경렌즈 사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근시 진행을 억제하는 점안제도 널리 사용되고 있으므로 너무 늦기 전에 소아 안과 전문의와 상담해 자녀에게 맞는 방법을 찾길 추천한다.
유 교수는 “스마트폰과 더불어 미디어 시청시간이 늘면서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복시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도 많아졌다”며 “복시는 뇌종양·뇌경색·뇌동맥류의 전조증상으로 나타나거나 갑상선항진증, 중증 근무력 등 전신 질환이 관련된 경우도 있으므로 여러 진료과 연계가 가능한 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