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에는 꽤 힘들었어요. 그래도 쓰레기 청소나 화장실 청소 같은 것들은 첫날에 비해 많이 나아졌어요. 매우 많은 개선이 있었고 한국 측이 요구를 잘 들어줘요. 점심이 너무 단 음식들로 제공되고 있는 건 좀 힘드네요. 제 생각엔 한국이 음식을 달게 먹는 편인 것 같아요. 점심으로 케이크 같은 것들을 받고 있어서 이런 점은 좀 더 나아지면 좋을 것 같아요.”(네덜란드 스카우트 자원봉사자 야라)
“우린 모로코 사람이라 모로코도 덥기 때문에 더운 날씨에 큰 불편함은 없어요. 하지만 여기가 더 더운 것 같긴 하네요. 그래도 우린 스카우트고, 문제가 없을 수는 없죠. 물을 많이 공급받고 있고 차양막도 있어서 괜찮아요. 몰랐던 사람들을 알아가는 것도 기대되고 우린 꽤 만족하고 있어요.”(모로코 스카우트 대원 리나)
6일 서울경제가 새만금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델타 구역에서 만난 스카우트 대원들은 첫날에 비해 환경이 훨씬 개선된 것을 실감한다고 밝혔다. 내리쬐는 땡볕으로 인해 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었지만 늘어난 차양막 덕분에 그늘이 조성되고 선풍기 바람과 바닷바람이 불어오면 시원함이 느껴지기도 해 어느 정도 견딜만 한 날씨였다. 우려와는 달리 대원들은 덩굴 터널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휴식을 취하며 서로의 문화를 교류했고, 차양막 밑에서 악기를 연주하고 수다를 떨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델타 구역은 잼버리 참가 자격이 없는 일반인의 방문도 가능한 구역이다. 이 구역에서는 69개 참가국의 다채로운 전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6일은 외부인 출입이 불가능한 숙영 지역에서 참가자들이 서로의 문화를 자유롭게 교류하는 ‘문화 교류의 날’로, 일부 참가자들은 숙영지에서 델타 구역으로 나와 자유롭게 문화를 교류하고 체험하는 시간을 보냈다.
이날 델타 구역에서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던 모로코 스카우트 대원 리나(17)는 잼버리에서의 경험이 매우 즐겁고 기대된다고 전했다. 리나는 “핸드폰을 별로 들여다보지 않을 정도다. 이 곳에서 중요한 건 친구들을 사귀고 교류하는 것”이라며 “모로코에서 한 번 경유해 20시간의 비행을 거쳐 이 곳에 왔다. 아드레날린에 중독된 느낌이라 다리에서 점핑하는 것 같은 활동적인 체험들을 기대하고 있다. 몰랐던 사람들을 알아가는 것도 기대되고 다양한 문화, 전통, 음식 등 이 순간을 즐기고 있다”며 들뜬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종교에 따른 음식 문화를 주최 측이 이해해주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무슬림 종교를 가지고 있어 할랄 음식을 먹는다는 리나는 “우리가 할랄 음식을 먹는다는 점을 잼버리 측이 이해하고 있었다. 다양한 참가자들의 종교에 따른 음식 다양성을 주최 측이 알고 있다는 점이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잼버리 현장에서 온열질환, 해충, 위생 등 다양한 문제가 지적되며 정부와 민간을 가리지 않고 전폭적인 지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원들은 대체로 첫날에 비해 큰 개선이 이뤄진 점을 체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에서 스카우트 자원봉사자(IST)로 새만금 잼버리를 찾은 야라(20)는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데 청소나 의료 인력 지원 같은 것들이 첫날에 비해 많이 나아졌고 청소 인력이 많이 보인다”며 “군의관들이 들어왔는데 그들이 영어를 잘 하는 편이라 일할 때 언어적 장벽이 훨씬 나아졌다”고 전했다. 야라는 “잼버리에 참가해본 적이 없어서 이번 잼버리에 꼭 참가하고 싶었고 아시아 국가에도 와보고 싶었다”며 “잼버리 전에도 여행을 했고 끝난 뒤에도 한국을 여행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여전히 더운 날씨가 힘들다는 의견도 있었다. 스웨덴에서 온 스카우트 참가자 데이비드(15)는 “사실 더운 게 많이 불편했다. 스웨덴은 많이 시원한 날씨라서 더위가 좀 충격이긴 했다. 그래도 대표단이 많이 도와주고 있고 시원한 물을 받을 수 있고 선풍기 바람도 쐴 수 있다”며 “익숙해지고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브라질 친구들을 만났고 그 친구들이 음식도 주고 게임도 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고 상황도 나아지고 있다. 스웨덴은 다들 즐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정이 변경되거나 프로그램이 추가돼 혼란스럽지 않냐는 질문에는 다들 ‘그런 건 큰 문제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데이비드는 “일정이 변동된다는 점을 별로 인지하지 않고 있고 뭐든 가능할 것”이라며 “우린 그렇게 많은 걸 계획해놓고 활동하지 않는다”고 대수롭지 않아 했다. 그러면서 “그냥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체험 하는 것도 즐겁다. 메인 활동은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들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