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불경기가 심상치 않다. 건설현장 일용직 근로자가 일시적인 실직으로 구직급여(실업급여)를 신청하는 규모가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원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7일 고용노동부가 매월 발표하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업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4만6600여명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1분기 5만6700여명 이래로 최대다. 건설업은 일용근로자 구직급여 신청 비중이 가장 많다.
2021년 만하더라도 3만명 후반대였던 건설업 구직급여 신규신청자는 작년 2분기 2만6000선까지 하락했다. 그러다가 올해 1분기 급증세로 돌아섰다.
우려는 올해 하반기도 건설업 구직급여 신청자 수가 상반기처럼 크게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란 점이다. 이날 발표된 7월 신규 신청자 수는 1만3300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2800명 늘었다. 4~6월만 하더라도 이 추이는 평균 1만1000선을 유지했다.
더 큰 우려는 고용부가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추이를 발표할 때 수급자격 충족자와 미충족자를 합산한다는 점이다. 신규 신청자 수 상당수가 구직급여를 신청하더라도 급여 수령을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통계상으로는 규모가 확인되지 않는다.
구직급여까지 막힌 건설업 일용직은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이들의 월 임금이 상대적으로 너무 낮아서다. 고용부의 6월 사업체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상용근로자 월 임금은 평균 391만9000원이다. 반면 건설업 일용직을 포함한 임시일용근로자는 상용직의 45% 수준인 176만7000원에 불과하다. 이 비중은 추세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실업급여는 지난달 수급자 비하 논란이 불거지고 당정의 제도 개편이 예고됐지만, 신규 신청자 추이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되레 전체 신규 신청자는 10만4000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이는 6월 8700명보다 1만명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최근 건설경기 둔화로 건설업의 신청자가 (전 업종 중) 가장 많이 증가했다”며 “최근 폭염으로 건설현장 작업이 느려지거나 멈추는 상황도 8월 구직급여 신청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