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창] 자국 편향 투자는 채권이 '적격'

■박희운 한국투자신탁운용 솔루션본부 전무

박희운 한국투자신탁운용 솔루션본부 전무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 투자가 국내 주식 투자보다 위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해외 주식보다는 국내 주식 관련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더 편하고, 실제로 본인이 자국 시장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은퇴를 앞둔 필자의 지인들도 마찬가지다. 은퇴를 목전에 둔 지인들이 투자 고민을 말할 때 필자는 “글로벌 주식 상장지수펀드(ETF)와 국내 종합 채권 ETF에 3대 7 비율로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그러면 지인들은 “해외주식 투자는 위험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해외주식 투자에 대한 선입견은 ‘자국 편향 투자(Home Bias Investment)’로 이어진다. 자국 편향 투자란 투자자들이 자신의 국적과 연관된 자산에 집중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 투자자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단 1.3%의 비중을 차지하는 한국 시장에 투자를 집중하는 셈이다.


문제는 자국 편향 투자가 더 좋은 결과를 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1년 이하 단기 구간에서는 글로벌 주식 투자가 위험할 수 있다. 그러나 투자 기간을 1년 이상으로 확장한다면 코스피200에 투자하는 ETF 보다 글로벌 주식 혹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변동성이 더 적다. 실제로 최근 1년, 5년, 15년 기준 코스피200 ETF의 연간 변동성은 각각 19%, 19%, 19.3%인 것에 반해 전 세계 주식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MSCI 올 컨트리 월드 인덱스 ETF(ACWI)의 해당 구간 연간 변동성은 각각 15.8%, 17.8%, 18.0%로 코스피200 ETF보다 낮았다.


환율을 헷지(위험 분산)하지 않으면 변동성은 더 낮아졌다. 언헷지 기준 ACWI ETF의 1년, 5년, 15년 연간 변동성은 각각 13.7%, 16.4%, 13.8%에 머물렀다. 국내 주식보다는 해외주식 투자를 하고, 환율 헷지보다는 언헷지를 택하는 것이 좋은 투자 결과로 이어지는 셈이다.


그렇다면 왜 채권 ETF는 국내 종합 채권 ETF를 권하는지 궁금할 것이다. 채권의 경우 반대의 결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KIS 종합 채권지수에 1년, 5년, 15년을 투자한 경우 연간 변동성은 각각 6.8%, 3.9%, 3%다. 이와 달리 미국 종합 채권을 편입한 아이셰어스 코어 미국 종합채권 ETF(AGG)에 투자(언헷지 기준)한 경우에는 동일 기간 연간 변동성이 각각 11.7%, 8.4%, 11.7%로 국내 채권 대비 2배 높게 나타났다. 환율 헷지를 감안해도 해당 구간 9.1%, 5.5%, 4.5%로 국내 채권 대비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은퇴 투자는 위험을 고려한 자산 배분이 필요하다.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한 자국 편향 투자는 국내 채권으로, 주식은 언헷지 글로벌 주식 지수에 투자하는 전략이 추천되는 이유다. 물론 투자자가 직접 해당 조합을 하지 않고 해당 전략으로 운용되는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와 같은 타깃데이트펀드(TDF)에 투자하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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