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택시기사가 염산테러…과도한 우버 갈등에 멕시코 '발칵'

멕시코 군인이 지난 4월 7일(현지시간) 칸쿤 해변에서 경비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국내에도 잘 알려진 멕시코 남동부 휴양지 칸쿤에서 택시 기사가 차량 공유 업체인 우버의 영업 차량에 ‘염산 테러’를 가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6일(현지시간) 밀레니오·엘피난시에로 등 멕시코 매체에 따르면 전날 오후 킨타나로오주 칸쿤의 말레콘타하마르 인근 호텔 주변에서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났다. 택시 기사는 우버 운전자와 말다툼을 벌이다 우버 차량에 염산을 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우버 차량 문 일부분과 사이드미러가 파손됐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택시 기사를 체포했다. 그는 피해자에게 수리비와 합의금 명목으로 2000페소(약 15만2000원)를 제안했다. 우버 운전자는 현지 매체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가해자와 합의했다”고 말했다.


연간 3000만명 안팎의 관광객을 맞는 칸쿤에서 차량 공유 업체 운전자를 향한 택시 기사의 공격은 최근 몇 년새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지난달에는 칸쿤 약스치얀 거리에서 택시 기사 2명이 외국인을 태운 검은색 밴을 우버 차량으로 착각하고 위협을 가하는 사건도 있었다.


단체로 우버 운전자를 위협해 호텔이나 유명 관광지 주변에 차량을 오래 정차하지 못하게 하거나 기사들끼리 우버 차량 번호판 사진을 공유하며 해당 차량 운행을 방해하기도 했다.


승객 가로채기, 운전자 폭행, 차량 파손 등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앞서 지난 1월 법원이 우버와 디디 등 차량 공유 업체 영업에 문제가 없다고 판시한 후 갈등은 더욱 격화됐다. “불공정 경쟁으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는 택시업계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은 셈이다.


법원의 판결 이후 칸쿤 시내 14개 택시노조 소속 기사들이 한꺼번에 공항과 호텔 주변 도로를 차량으로 봉쇄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택시 업계 반발에 대응한 멕시코 당국은 한때 공항과 호텔 지구, 해수욕장 주변에 200여명의 군·경을 투입해 질서 유지에 나섰다.


또 지난 4월에는 주의회에서 차량 공유업체 영업을 공식적으로 허용하는 법안 개정안까지 통과돼 택시업계의 반발은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칸쿤의 우버 운전자 대변인인 아구에다 에스페리야 소토는 "우버 운전자를 공격하는 사람에 대한 적절한 처벌이 없었기 때문에 관련 범죄가 계속 이어지는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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