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또 사고…사실상 현장서 ‘옐로카드’ 꺼낸 고용부 장관

이날 경기 안성 공사장서 2명 사망
디엘이앤씨·SPC도 산재 사고 반복
이정식 장관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8일 오후 태풍·폭염 대응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하여 산업안전보건본부, 전국 48개 지방노동관서 기관장과 제6호 태풍 카눈과 폭염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9일 근로자 두 명의 목숨을 앗아간 건설현장을 찾아 엄정한 수사 의지를 밝혔다. 최근 디엘이앤씨, SPC 등 기업들의 반복사고에 대한 사실상 옐로카드를 꺼낸 행보로 풀이된다.


이날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경기 안성시의 한 신축 공사장에서 오전 11시 47분께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공사 중이던 건물 9층 데크 플레이트 위에서 타설 작업을 하던 근로자들은 이 플레이트가 무너지면서 8층으로 떨어졌다. 이 사고로 근로자 2명이 목숨을 잃고 4명이 다쳤다. 부상자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경상이다. 함께 일하던 근로자 4명은 사고 직전에 피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예정에 없던 사고 현장을 방문했다. 작년 11월 봉화 광산 매몰사고 이후 중대재해 사고현장을 찾아 수사를 지시한 것은 9개월 만이다.


고용부는 현장 작업을 중지하고 사고 원인 조사와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수사에 착수했다. 이 장관은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수사를 하겠다”며 “사고 현장에 대한 특별감독도 실시한다”고 말했다. 중대재해법은 중대재해를 일으킨 경영 책임자의 안전보건관리체계 의무를 따져 형사처벌하는 법이다.


고용부 안팎에서는 이번 행보를 두고 최근 기업들의 반복 사고에 대해 이 장관의 문제인식이 담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고용부는 반복 사고를 경영진의 안전사고 예방 의지가 결여됐다고 보고 수사 강도를 높여왔다.


대형건설사인 디엘이앤씨는 3일 근로자 1명 사망사고를 또 냈다. 작년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6번째 사고다. 단일 기업 중 중대재해법 적용 사고 최다다. SPC의 계열사인 샤니 제빵공장에서 8일 근로자 끼임사고가 발생했다. 이 공장에서는 지난달과 작년 10월에도 근로자가 손가락 끼임사고를 당했다. 다른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는 작년 10월 끼임사고로 근로자 1명이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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