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4명의 사상자를 낸 '분당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22)이 10일 “피해자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며 “병원에 계신 피해자들은 빨리 회복하셨으면 좋겠고, 사망한 피해자분께는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경기남부경찰청 흉기 난동 사건 수사전담팀은 이날 오전 최원종을 살인 및 살인미수, 살인예비 혐의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구속 송치했다. 신상정보가 공개된 최원종은 이날 성남수정경찰서 유치장을 나서며 모자나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리지 않은 채 호송차로 향했다.
최원종은 반성문 제출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구치소에 가서 쓸 계획"이라고 답했다.
그는 포토라인에 서서도 범행의 이유로 밝힌 '스토킹 집단'에 대해 재차 언급하는 등 여전히 피해망상 증세가 있는 모습을 보였다.
아직도 피해자들이 스토킹 집단 조직원들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간략히 말하자면 제가 몇 년 동안 조직 스토킹의 피해자였고, 범행 당일날도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며 "집 주변(서현역 등)에 조직원이 많이 있다고 생각해서(범행했다)"라고 말했다.
앞서 최원종은 지난 3일 오후 5시 56분께 수인분당선 서현역과 연결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 앞에서 보행자들을 향해 차량을 돌진하는 사고를 낸 뒤, 차에서 흉기를 들고 내려 시민들을 향해 마구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1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차에 들이받힌 20대 여성 1명은 뇌사 상태다.
경찰은 2020년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 진단을 받은 최원종이 이후 최근까지 3년간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다가 망상에 빠져 범행한 것으로 봤다. 최원종은 경찰 조사에서 "나를 해하려는 스토킹 집단에 속한 사람을 살해하고 이를 통해 스토킹 집단을 세상에 알리려고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범행을 저지르면 감옥에 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사건 발생 전으로 돌아간다면 범행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최원종이 벌인 범행의 잔인성,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된다며 지난 7일 그의 신상 정보를 공개한 바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최원종이 신상 공개를 위해 필요한 머그샷(mug shot·범죄자의 인상착의 기록 사진) 촬영을 거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다른 논란이 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