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등 전 세계 각국이 탈탄소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바이오 연료 사용을 의무화하면서 국내 에너지 업계도 합종연횡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오디젤 산업 내 인수합병(M&A)과 파트너십 확대, 설비투자가 본격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견 바이오에너지 기업인 단석산업은 동물성 유지 제조 업체 우일산업을 인수하는 계약을 최종 체결했다.
단석산업은 바이오디젤·바이오중유 등 사업을 영위하는 자원 순환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 997억 원으로 바이오디젤 수출 점유율만 71%를 기록했다. 우일산업은 육가공 센터 등에서 나온 부산물을 동물성 유지로 가공하는 업체다. 월 2000톤이 넘는 유지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 유지는 다시 바이오디젤의 원료로 쓰인다.
바이오디젤은 식물·동물성 기름을 화학 처리해 경유와 혼합해 사용하는 원료다. 통상 폐식용유나 야자유, 대두유, 동물성 유지가 원료다. 바이오디젤은 특히 지속가능항공유(SAF) 등에 쓰이며 시장이 급속도로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SAF를 쓰면 일반 항공유에 비해 최대 80%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다.
EU는 항공기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2025년부터 SAF 사용을 의무화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의 65%를 바이오 항공유 사용을 통해서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2025년 바이오 항공유 생산량은 80억 톤에서 2050년에는 4490억 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주요 항공사도 최근 쉘과 SAF 도입을 위한 협력을 시작했다.
단석산업이 동물성 유지 제조사인 우일산업을 인수한 것도 급증하는 바이오 항공유 시장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단석산업은 GS칼텍스 등 국내 정유사뿐 아니라 BP·쉘과 같은 글로벌 에너지 기업에 바이오디젤을 거래를 하고 있다.
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 국내 주요 정유사들도 SAF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대산공장 1만 ㎡ 부지에 연 13만 톤 규모의 바이오디젤을 생산할 수 있는 제조 공장을 올해 말까지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GS칼텍스도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함께 인도네시아에 바이오디젤 공장을 짓고 있다. 에쓰오일 역시 2021년 삼성물산과 친환경 수소 및 바이오 연료 파트너십 협약을 맺고 SAF 등 사업을 함께하기로 했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국내법상 석유 외에 폐식용유 등으로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불법인데 규제만 해결되면 대형 정유사들도 SAF 시장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