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길에서 도시락을 먹고 있는 영국 잼버리 학생들이 안타까워 출근길에 40명에게 아이스크림을 선물한 20대 청년의 사연이 전해졌다.
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영국 새만금 잼버리 참가단 실시간 목격담’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저는 일산에 있는 한 고깃집 매니저로 근무하는 20대 후반 청년”이라며 “오늘 여느 때와 다름없이 출근하는 데 가게 앞에 30∼40명 무리의 외국 아이와 선생님이 편의점 야외 테이블과 보도블록에 앉아 도시락을 먹고 있었다”며 이야기했다.
이어 “요즘 뉴스에서 하도 시끌시끌해 속사정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다가가 말을 건네니 영국 잼버리 참가단이었고, 새만금 행사에 참가했다 철수한 팀 중 한팀이었다”고 말했다.
얘기를 들어보니 “현재는 서울에 숙소를 얻어 남은 일정을 진행하고 있었고, 일산 원마운트에 있는 워터파크에 방문해 입장 전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는 모습에 마음이 너무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래서 “선생님으로 보이는 분께 다가가 날이 더운데 아이스크림을 선물로 나눠주고 싶다고 묻자 선생님은 괜찮다며 마음만 받겠다고 했다. 제가 재차 부탁하자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물어보고 오시더니 ‘감사히 받겠다’고 대답했다”며 설명했다.
이에 “곧장 무인 아이스크림점에 들어가 40명 아이와 선생님께 드릴 제품을 종류별로 골고루 담아 하나씩 나눠주니 감동한 표정의 아이들이 우르르 달려와 연신 고맙다면서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해 기분 좋았다”고 알렸다.
그렇게 “아이스크림 나눠주고 선생님과 대화해 보니 외신기자와 언론사 이야기처럼 열악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이제는 서울에서 남은 시간 투어를 즐기게 돼 다행”이라며 “제게 영국과 한국 잼버리 스카우트 훈장인지 배지인지를 줬는데 가장 높은 등급이라고 하면서 ‘골드패치’를 선물로 줬다”고 말했다.
그는 글 말미에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작은 선행이지만 이를 계기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이나마 좋아졌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전북 부안군 야영장에서 철수를 결정하고 서울로 이동한 영국 잼버리 스카우트 대원들은 안전을 되찾는 분위기다.
8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이번 잼버리에 15세 딸을 보낸 섀넌 스와퍼는 “딸이 서울에서 매우 안전한 호텔에 머물고 있다”며 안도했다.
스와퍼는 “이전에는 재앙 뒤에 또 재앙이 닥친 상황이었다”며 “이제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져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무더위와 열악한 시설을 피해 서울로 온 영국 대원들이 곳곳에서 환대받고 있다고 전했다.
스와퍼는 “딸은 한국인들이 믿을 수 없도록 친절하다고 말했다”며 “모르는 사람들이 다가와 사과하거나 와줘서 고맙다고 한다더라”고 말했다.
이어 “매장에서는 대원들에게 할인해 주기도 하고, 호텔에 도착했을 때 케이크를 기부해 준 빵집도 있다”고 했다.
영국 스카우트는 이번 잼버리 참가국 중 가장 많은 4500여 명의 대원을 파견했다. 영국 대원들은 이번 잼버리 참가비로 약 3500파운드(약 585만 원)씩 지출했으며 대부분 모금 활동으로 비용을 마련했다고 맷 하이드 영국 스카우트연맹 대표가 밝혔다.
영국 스카우트는 그늘 부족, 식이요법이 필요한 대원들을 위한 음식 미비, 열악한 위생, 의료 서비스 부족 등을 이유로 지난 4일 새만금 현장에서 야영장 철수를 결정하고 5일부터 서울 호텔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