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영향권 벗어나자…이번엔 30도 넘는 폭염

수도권 등 마지막 비 뿌린 '카눈'
북한에서 소멸하며 맑은 날 계속
태풍 휩쓴 자리에 '30도' 무더위

11일 강원 강릉시 정동진 해변에서 중장비가 태풍의 영향으로 백사장에 밀려든 쓰레기들을 치우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이 태풍 ‘카눈’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자 이번엔 불볕 더위가 예고됐다. 태풍 영향으로 습도가 높아진 가운데 기온까지 오르면서 일부 지역엔 폭염특보가 발령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6호 태풍 카눈은 열대저압부로 소멸하며 약 21시간에 달하는 한반도 종단 여정을 마쳤다. 카눈은 전날 오전 9시 20분 경남 거제에 상륙한 뒤 이날 오전 3시쯤까지 우리나라 전 지역에 머물렀다. 이어 휴전선을 지나 북한으로 넘어간 뒤 약 3시간만인 오전 6시쯤 소멸 수순을 밟게 됐다. 이번 태풍으로 대구에서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으며 철도 운행과 항공·여객선 운항 등이 중단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카눈이 완전히 지나가면서 당분간 전국에서는 맑은 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오전 6시 북한 평양 동남쪽에서 열대저압부로 세력이 약해진 카눈은 수도권과 서쪽 지역에 12일 새벽까지 비를 뿌리는 등 영향을 미치다가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13일부터는 서해상에 자리한 고기압 영향권으로 대체로 맑은 날씨가 계속될 예정이다.


기온도 점차 오르면서 낮 최고 기온이 30도 이상을 웃도는 무더위도 다시 찾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11일은 남부지방, 12일 남부지방과 충청, 13일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낮 기온이 30도 이상으로 오르는 곳이 많이 나오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12일 이후 뚜렷한 강수 구조 없이 고기압 영향권으로 대체로 맑은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많은 비로 인해 지상부근 습도가 높은 가운데 기온이 오르면서 일부 지역엔 폭염특보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14일부터는 우리나라 상층에 상대적으로 찬 공기가 지나가면서 소나기가 자주 내릴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이후에는 강원영동에 동풍이 강하게 불면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동풍이 강해질지는 제7호 태풍 란의 세력과 위상에 따라 정해질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 태풍 란은 강도 ‘매우 강’ 상태로 일본을 지나친 뒤 동해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나, 국내에 직접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태풍으로 인한 변수는 또 있다. ‘허리케인’ 도라가 태평양 동쪽에서 만들어진 이후 바다를 뚫고 서진함에 따라 11일 밤 태풍예보구역에 진입해 ‘제8호 태풍’으로 바뀔 수 있다. 허리케인이 태풍 구역까지 온 것은 2018년 헥터 이후 처음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런 사례가 드물지만 없지는 않다”면서 “현재까지 19번의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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