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10시간 햇볕 쫴"…'3년째' 中 구금된 중국계 호주 언론인 청레이

중국 본토에서 3년째 구금된 중국계 호주 언론인 청레이

"태양이 그립다. 1년에 10시간만 햇빛이 들어온다."


중국 본토에서 3년째 구금된 중국계 호주 언론인 청레이(48)가 처음으로 자신의 상황에 대한 메시지를 발표했다.


청레이의 연인인 닉 코일 전 주중 호주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에 출연해 호주 외교관이 전달한 청레이의 편지를 읽었다. 현재 청레이는 중국 주재 호주 외교관과 매달 30분 면담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편지에 따르면 청레이는 1년에 10시간만 햇빛이 들어올 정도로 척박한 환경인 감옥에 구금된 상황이다. 또 청레이는 이제 고등학교에 입학한 딸과 아들이 무척 그립다며 호주에서의 일상으로 돌아가길 희망했다. 그의 딸은 현재 고등학생이며 아들은 내년에 고등학교로 진학할 예정이다.


코일 전 회장은 청레이가 자신에게 편지를 쓸 수 있게 된 건 지난해 9월부터라고 설명했다. 이번 성명은 지난달 27일에 작성된 것으로, 호주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라고 밝혔다.


청레이는 중국에서 태어나 10세에 가족과 호주로 이주했다. 호주 시민권자인 2003년부터 베이징에서 중국중앙 CCTV 경제 채널 영문 앵커로 활약했고, CNBC 등 외신 경험을 거쳤다. 이후 2012년 CCTV의 영어방송 채널 CGTN의 앵커로 돌아와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지난 2020년 8월 '해외 불법 국가기밀 제공죄' 혐의로 청레이를 체포했다. 청레이는 지난해 3월 베이징 법원에서 비공개 재판을 받았지만, 지금까지 어떤 판결도 내려지지 않은 채 구금된 상태다.


중국 당국은 청레이 외에도 지난 2019년 1월 중국계 호주 작가 양헝쥔도 간첩 혐의로 체포해 판결 없이 구금한 바 있다.


호주 정부는 중국 당국에 청레이 사건의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점을 두고 우려를 전하며 청레이와 가족의 만남을 허락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와 관련 페니 웡 호주 외교부 장관은 청레이와 그의 가족을 계속해서 지원하고 있다며 "그의 메시지는 호주에 대한 그의 깊은 사랑을 보여주며 모든 호주인은 그가 자녀와 재회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에 "국제 규범에 따라 절차적 공정성, 인도적 대우 등을 청레이에게 충족해 달라고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청레이와 양헝쥔의 구금은 호주와 중국이 첨예한 갈등을 빚던 와중에 벌어져 중국이 '인질 외교'를 펼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다만 지난해 5월 호주에 중도 좌파 성향의 노동당 정권이 들어서는 등 양국 관계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면서 두 사람의 운명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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