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공개(IPO) 후 연일 주가가 하락한 기업들이 상장한 지 두 달도 지나지 않아 무상증자에 나섰지만 주가 방어 효과는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주 중 보통주 1주 당 신주 1주 이상을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한 기업은 나라셀라(405920), 토마토시스템(393210) 등 2곳이다. 6월 2일 상장한 와인 유통·수입사 나라셀라는 지난달 25일에 100% 무상증자를, 4월 27일 상장한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 개발 솔루션 기업 토마토시스템은 6월 13일에 200%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토마토시스템은 지난달 20일 신주 상장을 모두 마쳤으며 나라셀라는 오는 29일 신주 상장이 마무리된다.
무상증자란 주주들에게 돈을 받지 않고 주식을 나눠주는 일로 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단기 호재로 인식된다. 무상증자로 권리락(신주의 배정·배당 권리가 없어진 상태)이 발생하면 늘어날 주식 수만큼 주가가 하향 조정돼 가격이 싸 보이는 착시 효과가 일어난다. 이후 거래 유동성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매수세가 몰려 주가가 급등하기도 한다.
이들 기업이 상장 50여일 만에 무상증자를 결정한 이유도 상장 직후 큰 폭으로 떨어진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서 였다. 나라셀라와 토마토시스템은 고평가 논란에 기관 수요 예측 단계 에서부터 흥행에 실패했다. 공모가를 희망 가격 범위 최하단으로 정해 몸값을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상장 직후 주가는 줄곧 하락세를 지속했다. 나라셀라 주가는 무상증자 발표 직전 공모가(2만 원) 대비 34% 하락한 수준이었고 공모가가 1만 8200원이었던 토마토시스템 역시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30% 안팎의 평가 손실을 안겼다. 나라셀라는 무상증자 결정을 발표한 날 상한가를 기록했고 권리락 당일 주가도 시초가 대비 26.4% 올랐다.
하지만 급등한 주가는 곧바로 하락세로 전환하며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현재는 나라셀라와 토마토시스템 모두 무상증자 결정 전의 주가 수준이다. 11일 기준 나라셀라 주가는 7300원, 토마토시스템 주가는 3900원이다. 무상증자 비율을 적용한 공모가가 각각 1만 원, 6060원이니 여전히 공모가를 크게 밑돌고 있는 셈이다. 토마토시스템은 신주 상장 이후에도 일 평균 거래 대금이 10억 원에도 못 미치며 유통 주식수를 늘려 거래를 활성화하겠다는 무상증자 취지가 무색해졌다.
나라셀라 상장 주관사 중 신영증권(001720) 역시 펀드 출자 형태로 10억 원을 투자했는데 약 26.3%의 평가 손실을 입었다. 당시 주 당 투자 단가가 약 9913원(무상증자 비율 적용 전 1만 9826원)로 지금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막 상장한 기업들이 무상증자를 단행하는 건 개미 투자자들의 유입을 겨냥한 것”이라며 “주가 부양 효과가 단기적이기 때문에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