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권의 ‘원조 부촌’인 워커힐아파트 일대에 대해 광진구가 도시관리계획 수립에 나섰다. 해당 아파트는 1·2단지의 용도지역이 달라 ‘분리재건축’이 추진됐는데 용역 결과에 따라 통합재건축으로 선회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13일 정비 업계와 광진구에 따르면 구는 조만간 ‘워커힐아파트 일대 도시관리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용역을 통해 일대 용도지역을 살펴보고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는 게 목적이다. 광진구 관계자는 “2단지가 자연녹지로 지정돼 있어 건축 행위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용도지역 변경이 가능한지 여부 등을 살필 계획”이라고 전했다. 구는 용역을 위한 추경예산 4억 원도 확보해둔 상태다.
1978년 준공돼 올해 46년차를 맞이한 워커힐아파트는 전용면적 162㎡~226㎡의 넓은 평수와 높은 매매 가격으로 강북권 ‘원조 부촌’으로 꼽혀온 곳이다. 단지가 노후된 만큼 재건축 시도가 이어졌지만 1·2단지의 용도지역이 달라 차질을 빚어왔다. 1단지는 제2종 일반주거지역(건폐율 60%·용적률 200%)인 반면 2단지는 자연녹지지역(건폐율 20%·용적률 100%)으로 묶여있다. 이로 인해 2단지는 통합재건축 혹은 리모델링을 원한 반면 1단지는 분리재건축을 희망해 왔다.
1단지는 올해 3월 분리재건축을 골자로 한 ‘정비구역지정 및 정비계획수립(안)’을 서울시에 입안하며 정비구역 지정을 신청했지만 ‘보완’ 처분을 받았다. 시는 워커힐아파트가 하나의 단지로 사업계획승인과 준공을 받고 도로, 난방·전기·수도·기타부대시설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만큼 2단지 주민들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용역으로 2단지 자연녹지가 종상향되면 워커힐아파트 정비사업 방향은 통합재건축으로 무게가 실린다. 장대섭 1단지 올바른재건축추진준비위원장은 “2단지 안전진단까지는 시간이 걸리니 통합 계획을 먼저 수립하고 1단지부터 순차적으로 재건축을 하는 방향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2단지 측은 지난달 구청에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용역비용 예치금 납부를 완료한 상태로 구는 정밀안전진단을 통해 재건축 가능 여부를 판정할 계획이다.
통합재건축을 추진할 시에도 1대 1 재건축 계획은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장 위원장은 “통합재건축 시 2단지 주민 일부가 1단지에 늘어나는 가구로 넘어오면 1대 1 재건축이 가능하다”며 “2단지 종상향에 따른 공공기여 방식은 아직 서울시와 논의하지 않았으나 한강과 아차산을 잇는 녹지축 등이 검토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단지의 최근 매매거래가는 지난달 15일 전용 164㎡로 26억 3000만 원(9층)에 손바뀜됐다.
한편 영등포구 여의도 광장아파트 1·2동과 3~11동(4동 없음)은 3년간 소송을 벌인 끝에 지난해 분리재건축이 가능하다는 법원 판단을 받은 바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정비업계 관계자는 “동일한 사업계획으로 승인 받은 워커힐아파트와 사업계획이 달랐던 광장아파트는 사안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당시 법원은 정비사업을 위한 주택단지의 범위를 ‘하나의 사업계획으로 승인받았는지’ 여부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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