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가가 오르고 있지만 서울의 기존 아파트 가격도 12주 연속 상승하면서 신규 아파트 공급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구축 매수 타이밍을 놓친 내집마련 수요자들이 ‘분양가 메리트’가 있는 단지로 몰리면서 청약 열기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다음주 분양에 나서는 성동구 ‘청계SK뷰’ 전용면적 59㎡의 분양가는 8억 7600만~9억 6900만 원으로 책정됐다. 인근에 위치한 ‘힐스테이트청계'의 같은 면적 아파트가 최근 거래 9억 9000만 원(12층)과 10억 원(28층)에 거래된 것에 견줘보면 소폭 낮은 수준이다. 올해 2월까지만 해도 힐스테이트청계 전용 59㎡의 매매가는 9억 원 초반대였다. 최근 인근 단지의 실거래가가 반등하며 ‘청계SK뷰’ 분양가보다 높아진 것이다. 이번주 청약접수를 받는 동대문구 '래미안 라그란데' 전용 59㎡의 분양가는 7억 7700만~8억 8800만 원으로 인근 신축 ‘휘경SK뷰’ 같은 면적의 지난달 거래 9억 원(18층)보다 싸다. 래미안 라그란데의 당초 분양 시기였던 지난 4월만 해도 휘경SK뷰 전용 59㎡의 매매가는 8억 원 초반대였다.
청약 일정이 이미 마무리된 단지에서도 당시에는 분양가가 시세보다 높았지만 이제는 역전이 일어난 단지들이 늘고 있다. 6월 초 89.8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한 서대문구 ‘DMC가재울아이파크’ 전용 59㎡의 분양가는 8억 8280만 원(최고가 기준)이었다. 분양 당시 인근 대단지 'DMC파크뷰자이' 같은 면적의 가장 최신 거래는 8억 9000만 원(9층)으로 분양가와 비슷했지만, 이번 달 10억 3000만 원(5층)까지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평(3.3㎡) 당 평균 분양가가 매매가보다 높은 곳은 전국에서 서울 뿐이다.
전문가들은 저렴한 분양가로 인해 청약경쟁률이 올라가면 이는 다시 분양가를 올릴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최근 서울 분양가가 절대적으로 저렴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매매 실거래가가 오르고 경기도에서도 비싼 가격에 분양이 이뤄지며 '분양가 메리트'가 다시 생기고 있다”며 “이는 안 그래도 공급이 부족해 흥행할 수 밖에 없는 서울 청약 열기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장 본부장은 “다만 이렇게 분양 시장이 좋아지면서 재건축·재개발 조합에서 일반 분양가를 더욱 높이기 위해 분양 일정을 미루기도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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