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잇단 '묻지마 칼부림' 외신은 이렇게 봤다…"아시아의 미국? 아니다…한국은 여전히 안전한 나라"

"한국 살인율, OECD 평균의 절반 수준…미국 살인율 5분의 1도 안 돼"
"불안정한 주거·직업 문제 적절히 대처해야…정서적 지원 등 시스템 필요"

흉기 난동과 살인 예고 게시물 등으로 국민 불안감이 커진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남역 지하쇼핑센터에서 경찰특공대 대원들이 순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영국 공영방송인 BBC가 최근 국내에서 잇달아 발생한 ‘흉기 난동 범죄’를 집중 분석했다. 치안이 훌륭한 나라에서 일어난 범죄인 만큼 충격이 크지만 전체적인 범죄율을 따져봤을 때 여전히 안전한 나라라는 분석이다.


12일(현지시간) BBC는 ‘이유를 묻지 말라-한국, 연이은 '묻지마' 범죄 사건으로 고심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자사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이 기사에서 ‘묻지마 범죄’는 해당 단어를 음차한 ‘mudjima’라는 단어로 표현됐다.


BBC는 "지난 주 한국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이후 많은 한국인들의 머릿속을 맴돌고 있다"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한국 경찰은 이상 동기 범죄가 18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고 했다.


이어 한국에서 이와 같은 범죄를 대중들이 ‘묻지마 범죄’라고 표현해왔으며, 경찰은 지난해 이를 ‘이상 동기 범죄'로 규정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BC는 한국의 지난해 폭력 범죄 비율이 10년 내 최저 수준을 기록했지만, 최근 흉기 난동 범죄가 일어나면서 한국 시민들이 사회를 위험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매체 사설을 인용해 "치안 수준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알려진 한국에서 이런 폭력 범죄가 발생한 것은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고 짚기도 했다.


다만 BBC는 한국의 전체 범죄율을 살펴봤을 때 “한국은 여전히 매우 안전한 나라”라고 분석했다. 한국의 살인율은 인구 10만명당 1.3건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절반 수준이며, 미국 살인율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범죄학 전문가인 송효종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도 매체에 "살인 및 기타 강력 범죄율은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낮으며, 지난 10년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BBC는 일각에서 "한국이 아시아의 미국이 됐다"며 강력범죄율이 높은 미국과 한국을 비교하는 것에 대해 비판했다. BBC는 “이러한 조잡한 비교는 한국 정부가 현지에서 해야할 일을 가린다”며 “이를 초래한 한국 자체의 사회적 문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한 누리꾼의 글을 인용해 지적했다.


한편 BBC는 흉기 난동 범죄 이후 한국인들의 불안감을 키우는 원인 중 하나로 전국에서 잇따르고 있는 모방 범죄 예고 글을 짚었다. BBC는 “일부 글의 경우 구체적인 범행 시간과 장소를 명시하기도 했다”며 “이에 대응해 경찰은 특별치안활동 작전을 실시, 경찰관 수천명이 공공 장소에 파견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BBC는 불안정한 주거와 직업 등이 정신적인 압박을 주는 만큼 한국 사회가 적절한 치료와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근본적으로 사회와 단절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서적 지원 등 사회 시스템, 정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