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모태인 서산공장을 증설하기 위해 2025년까지 총 1조 5000억 원을 투자한다. SK온은 증설이 완료되면 2028년까지 국내 배터리 생산능력을 전기차 28만 대 분량인 20GWh까지 단계적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SK온은 16일 충청남도·서산시와 충남 홍성군 소재 도청에서 김태흠 충남지사, 이완섭 서산시장, 지동섭 SK온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투자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협약에 따라 SK온은 서산시 오토밸리 내 약 4만 4125㎡(1만 3348평) 부지에 제3공장을 증설한다.
투자액은 1조 5000억 원으로 SK온의 국내 투자 중 최대 규모다. 충청남도와 서산시는 공장 증설을 위한 인허가 등 행정 및 재정적 지원에 나선다.
서산공장은 SK그룹이 배터리 사업을 시작한 모태이자 글로벌 성장의 전초기지다. SK온은 2012년 서산 제1공장에서 200㎿h(0.2GWh) 규모의 양산 라인을 갖춘 뒤 단계적인 증설을 통해 2018년 약 5GWh까지 생산 규모를 늘렸다.
제3공장은 2025년까지 증설을 완료한 뒤 설비 교체와 공정 개선 작업 등을 통해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최대 14GWh 생산 규모를 갖출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SK온의 국내 총 생산능력(제1~3공장)은 연간 전기차 28만 대에 탑재할 수 있는 수준인 약 20GWh에 달하게 된다.
SK온은 이날 공장 증설로 확보할 배터리의 공급처를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끈끈한 배터리 동맹 관계를 맺고 있는 현대자동차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SK온의 3공장 증설 완료 시점과 현대차(005380)가 울산에 짓고 있는 전기차 전용 공장의 완공 시점이 일치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총 2조 원을 투자해 울산공장 내 주행 시험장 부지에 2025년 말 양산을 목표로 전기차 공장을 짓는다.
SK온이 이날 공장 증설의 배경으로 “국내 전기차 배터리 산업 발전에 토대가 될 핵심 인프라 구축을 완성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는다.
이번 증설 투자는 지역경제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산 지역의 신규 일자리 창출은 물론 공장 증설에 따른 국내 배터리 장비 및 원소재 업체로의 낙수 효과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 3공장 투자액 가운데 상당 부분이 배터리 장비 구입에 활용되고 생산량 확대에 따라 원소재 구매 규모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동섭 SK온 사장은 “이번 투자는 국내 배터리 생산 역량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일”이라며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지역경제에 이바지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대표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