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으로 농사 짓고 '공짜'로 수확…新품앗이 '맞팜' 뭐길래

농산물 중심 생활물가 고공행진 속
e커머스 중심 '농사' 앱테크 게임↑
게임서 농사짓고 실제 수확물 받아
친구 통해 재료 얻어…맞팜 카페도
플랫폼은 체류시간 늘려 구매 확대


생활 물가 오름세가 장기화하면서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장을 보려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신개념 ‘품앗이’가 확산하고 있다. 실제 농산물을 받아볼 수 있는 농사 게임에서 이웃끼리 물·비료 등의 아이템을 주고받는가 하면 필요한 품목을 함께 살 인원을 모아 자기 부담 금액을 낮추는 공동구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이달 초 마켓컬리 애플리케이션에 ‘마이컬리팜’이라는 앱테크 게임을 선보였다. 가상의 테라스에 있는 화분에 토마토, 아보카도, 오이, 양파 등의 작물을 키우고, 다 키운 작물은 직접 받거나 다른 상품으로 교환할 수 있다. 더 많은 작물을 빨리 수확하기 위해서는 친구를 초대해야 하는데, 1명을 초대할 때마다 화분 1개와 작물을 키우는 데 필요한 물 6개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게임에서 키운 농산물을 실제로 받아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를 유발하며 게임은 출시 일주일 만에 20만 명이 참여하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인기는 최근 이상 기후로 급등한 농산물 가격 및 생활 물가 상승과도 관련이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16일 방울토마토 1㎏ 소매가격은 9191원으로 한 달 전(7월 14일·6542원)보다 40% 비싸졌다. 오이도 10개 기준 소매 가격이 1만 2413원으로 한 달 새 14% 올랐다. 이 정도는 약과다. 같은 기간 배추 1포기는 46%, 시금치 100g은 45%, 무 1개는 60% 값이 뛴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친구 초대 같은 ‘품앗이 게임’을 통해 사실상 공짜로 농산물을 얻을 기회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더욱 쏠릴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수요에 공동구매 플랫폼 공구나라(공팜), 커머스 플랫폼 올웨이즈(올팜) 등에서 선보인 같은 방식의 앱테크 게임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농수산물 직거래 플랫폼 ‘팔도감’ 역시 ‘매일 농장’, ‘매일 목장’이라는 게임을 통해 실물 농산물과 한우를 받아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게임 역시 일정 규모의 농장·목장 친구를 만들어 물과 여물을 주고받을 수 있다. 이처럼 서로 친구를 맺어 수확물을 늘리려는 이용자들이 많아지면서 맞팜을 구하는 공지나 이벤트 공유만 모아놓은 인터넷 카페까지 생겼다. 이 카페 이용자들은 비료, 물 등 작물 재배에 필요한 요소나 이들 양분을 받을 수 있는 미션(친구 초대·댓글 작성)을 자기 농장 링크와 함께 남긴 뒤 팜친을 구하는 글을 남긴다. 대부분 글의 전제는 ‘반사’다. 자기 농장을 방문하고, 댓글을 작성해 준 사람 농장에 자신도 답방하고, 똑같이 댓글을 써 상대방이 농사에 필요한 재료를 얻을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미다.


이 같은 앱테크 게임을 통해 커머스 플랫폼들이 노리는 바도 분명하다. 바로 이용자의 앱 체류 시간과 이용 빈도를 늘려 구매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실제로 컬리가 1일과 9일 마이컬리팜 이용자의 컬리 앱 방문 횟수를 비교한 결과 9일 수치가 세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컬리 관계자는 “e커머스가 고객과 만나는 창구인 앱의 경우 방문자 수나 활동자 수만큼 중요한 것이 체류 시간”이라며 “더 자주, 한번 들어와서 오랫동안 머무를 수 있는 친밀한 환경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마이컬리팜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수확 게임이 설계 자체가 복잡하거나 서버 용량이 크지 않아 기존 커머스 앱에 ‘인앱(in app)’ 형태로 제공하기 쉽고, 수확물을 계절에 따라 바꿔가며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장점에 최근 e커머스를 중심으로 관련 서비스가 많아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선착순 공동구매’도 또 다른 팀 플레이로 눈길을 끌고 있다. 농협은 지난달 13일 자체 온라인 쇼핑몰인 ‘신선플러스’를 오픈하고 일부 품목에 대해 100개 한정 공동 구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 100명이 모이면 할인율을 적용해 판매한다. 팔도감 역시 지난달 농산물을 함께 살 팀원을 모으면 큰 폭의 할인율을 제공하는 ‘10인 팀 구매’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감자 2㎏ 880원’, ‘고구마 1㎏ 880원’ 등 팀원 모집 글에 참여 인원이 몰리며 큰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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