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공백이 없도록 부친상을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며 이틀째 조문객을 맞았다.
16일 윤 대통령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부친 고(故) 윤기중 교수의 빈소를 지켰다.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이날 오후 2시 30분께 빈소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유족들과 입관식에 참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조 휴가를 냈으며 상중에도 외부에서 참모들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으며 국정에 차질이 없도록 했다. 특히 18일(현지 시간) 미국 메릴랜드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정상회의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이번 상을 가족장으로 치른 것은 정부와 정치권·외교가 등에서 조문을 하느라 본연의 업무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외부 조화도 5부 요인(국회의장·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국무총리·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7대 종교 지도자 등이 보낸 범위 내에서만 최소한으로 받기로 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계에서 조문 발길이 이어졌다. 조문객 중 대부분은 가족장 원칙을 고수한 윤 대통령의 방침에 따라 빈소에 들어가더라도 윤 대통령을 직접 만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외교사절 조문도 받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가 조문을 왔다가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의 안내를 받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여당에서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유상범 수석대변인, 구자근 비서실장과 함께 이틀 연속 빈소를 찾아왔다. 여당 지도부 4역(김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은 17일 예정된 발인에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에서는 전날 조문을 온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 박광온 원내대표에 이어 이날 정의당의 이정미 대표가 배진교 원내대표 등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전직 대통령 자녀들도 빈소를 찾았다.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씨,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전 의원 등이 윤 대통령을 위로했다. 광역지방자치단체장 중에서는 박형준 부산시장, 김영환 충북지사 등이 빈소를 방문했다. 김황식·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조문했다.
윤 대통령은 17일 오전 중으로 삼일장 절차를 모두 마친다. 이어서 당일 오후 한미일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