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방사청 압수수색…‘한국형 구축함 입찰비리 특혜 의혹’


경찰이 17일 방위사업청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0분경부터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사업 기본설계 입찰과 관련한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입찰과 지침변경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담당 부서를 압수수색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은 HD현대중공업이 KDDX 가본설계 사업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입찰 관련 규정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특혜를 준 혐의로 당시 방사청 고위관계자 등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수사의 핵심은 2019년 9월 관련 규정 개정이 어떻게 이뤄졌고, 누구에게 실익이 갔는지 여부다.


경찰이 특히 주목한 것은 방사청이 지난 2019년 9월 무기체계제안서평가업무지침을 개정했다는 부분이다. 이를 통해 당시 기무사령부(방첩사령부)의 보안감사 위반 적발시 해당 업체에 0.5~1.5점을 감점하던 것을 삭제하는 등 특혜가 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법정 처벌을 받은 경우 받던 감점을 1/3로 축소했고, 감점 대상 범죄 적용기간 역시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한 것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게다가 기무사가 HD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KDDX 개념설계도를 불법 입수한 혐의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었고, 규정 개정이 없었다면 HD현대중공업이 감점을 받아 대우조선해양을 제치고 사업자로 최종 선정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반면 방사청은 당시 규정 개정에도 불구하고 KDDX 기본설계 사업자 선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방사청은 지난 2020년 5월 실시한 한국형 차기구축함 사업 기본설계 입찰 전에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기 위해 보안 감점 관련 규정을 삭제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최경호 방사청 대변인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경찰 압수수색에 대한 방사청 입장에 대한 질문을 받고 “현재 경찰에서 압수수색을 진행 중에 있다”며 “수색을 받고 있는 기관이기 때문에 혐의에 대해 별도로 말할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KDDX 사업은 전투체계와 다기능 레이더 등 각종 무장까지 모두 국내기술로 건조하는 6500t급 구축함 건조 사업이다.


방사청은 2020년부터 2036년까지 개발비 1조 8000억 원, 건조비 6조 원을 들여 6척을 취역시킬 예정이다. 올해까지 기본설계를 완료하고 내년부터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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