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도우미를 부르고 집을 비운 사이 반려묘 2마리가 피칠갑이 된 채 쓰러져 있었다는 사건이 알려져 이목이 집중됐다. 게다가 이 가사도우미는 서비스를 하러 가는 집에 웬 남성도 함께 데려간 정황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가사도우미는 동물학대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16일 청소업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부른 가사도우미가 함께 사는 고양이를 폭행했다는 집주인 A씨의 사건을 SBS가 보도했다. 그는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이 겪은 일을 토로하며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고양이는 얼굴에 핏자국이 선명했고 발톱도 뽑혀 나간 듯 큰 상처가 난 채 피범벅이 돼있었다. 고양이의 처절한 몸부림의 흔적인 것처럼 집 안과 계단, 벽면에도 곳곳에 혈흔이 묻어 있었다. A씨에 따르면 고양이는 병원에서 뇌진탕과 폐출혈 의심, 이빨·손톱 빠짐 등의 진단을 받았다.

외출 전 가사도우미에게 처리해야 할 집안일과 함께 고양이가 있다는 사실도 알렸다고 한다. 그는 “‘손편지로 집에 고양이가 있다. 고양이 물건은 안 치우셔도 된다’고 분명히 말씀드렸다”고 강조했다.

일을 끝내고 돌아간 가사도우미에게 전화를 걸어 경위를 물었더니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A씨에게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다 오니 뚱뚱한 길고양이가 집으로 들어왔다”며 “길고양이인 줄 알고 쫓아내려고 밀대로 때렸을 뿐이다. 절대 고의는 아니었다. 죄송하다”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A씨는 “두 마리 중 하나는 학대 당하던 고양이를 구조해서 키웠다. 사람만 보면 숨는 아이”라며 “도망가는 고양이를 계속 잡아두고 때린 건지 모르겠다”고 가슴 아파했다.

애초 그는 가사도우미에게 진솔한 사과와 치료비만 받을 생각에 연락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길고양이로 오해할 수 없는 정황인데도 이를 계속 주장하면서 가사도우미가 ‘신고하라’는 태도를 보이자 결국 경찰에 신고했다.

게다가 가사도우미의 아들이라는 남자로부터 한밤중에 연락이 오기도 했다. 그는 전화와 문자로 “사과하고 싶다. 집 주소 있으니까 이따 뵙겠다”라며 통보하자 A씨는 “제 동의 없이 오시냐. 저는 무섭다.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제지했다.

A씨는 또 해당 업체의 불성실한 태도에도 불만을 터뜨렸다. 업체는 “매니저님(가사도우미)이 고의는 아니었으나 과실 있음으로 판단돼 고객님께 직접 고양이 상해에 대한 치료비를 보상해 주셔야 할 것 같다고 내용 전달을 드린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분은 계속 일을 하는 것이냐'는 A씨의 질문에 "접수된 고양이 상해와 같은 문제 발생된 매니저님은 저희 업체에서도 지속 활동하시도록 방관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교육&관리부서에서 페널티가 진행될 예정이고 근무제한 처리됐다고 답했다. 벌점이 매겨지지만 교육 후에는 다시 활동할 수 있다고 풀이된다. 업체 측이 처음에는 ‘반려묘 폭행’을 저지른 가사도우미에게도 계속 기회를 줄 계획이었다고 읽히는 대목이다.

A씨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자초지종을 들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가사도우미의 고의가 아닌 과실’ 수준으로 상황을 판단해 교육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가 업무 시간 내에 요청한 상담을 일방적으로 종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해당 매니저님에게 사전 예약된 건들이 있어 1~2일 정도 더 서비스가 진행된 것으로 안다. 현재는 더 이상 저희 업체에서 근무하지 않는다”며 “고양이가 파손보상보험에 적용되어 있지는 않으나 반려동물도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당연히 보상하고자 한다. 회사 차원에서 고양이 치료비를 포함해 고객님께 보상할 계획”이라고 반려동물 전문매체 노트펫에 전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A씨에 따르면 ‘길고양이가 집에 들어왔다’는 주장을 확인하고자 CCTV를 보니 가사도우미가 오기 전부터 바깥에서 집으로 들어온 고양이는 아예 없었다. 되레 가사도우미가 들어간 후 두어시간 뒤 정체 불명의 남성이 비밀번호를 치고 집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A씨는 “그 남성은 (가사도우미의) 아들이 아니라 나이가 많아 보이는 아저씨였다”며 “고객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일하러 오는 집에 남자를 데려오나”라고 분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