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참사 추가 영상 공개…턱까지 차오른 물에 '필사의 탈출'

지난 7월 15일 오전 충북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가 침수되고 차량 탑승자들이 탈출을 시도하고 있는 블랙박스 영상 속 한 장면. 사진=오송 지하차도 참사 생존자 협의회.

지난달 15일 14명이 목숨을 잃은 충북 청주시 ‘오송 궁평 지하차도 참사' 당시 상황이 담긴 미공개 블랙박스 영상이 추가로 공개됐다. 영상에는 참사 당시 물이 빠르게 차오르며 차들이 물살에 떠밀려가고, 차 안에서 탈출한 사람들은 목까지 차오르는 물을 뚫고 지하차도를 필사적으로 탈출하는 생존자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지난 16일 오전 충북도청 기자회견실에서 ‘오송 지하차도 참사 생존자 협의회’는 창립 기자회견을 열고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명백한 중대시민재해다. 참사 진상 규명, 책임자 엄중 처벌,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리는 생존자·부상자·탈출자이며 동시에 참사 현장의 목격자이기도 하다. 우리는 안전할 권리, 행복할 권리, 일상으로 온전하게 돌아갈 권리를 찾고 싶다”며 참사 당시 블랙박스 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영상에는 지난달 15일 아침 8시 30분께 이후 오송 궁평2지하차도 안과 주변 상황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지난 7월 15일 오전 충북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가 폭우에 침수되며 747번 버스가 물살에 휩쓸렸다. 이를 막기 위해 뒤따른 화물차가 버스를 밀어내려 시도했다. 블랙박스의 한 장면. 사진=오송 지하차도 참사 생존자 협의회.

영상을 보면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747번 버스가 지하차도 밖으로 빠져나가려 했지만 빠르게 차오르는 물로 버스가 뒤로 밀리는 모습이 보인다. 화물차가 버스 뒤를 들이받으며 밀어봤지만 역부족이었다. 화물차 운전자는 당시 3명을 구한 유병조씨였다. SBS에 따르면 유병조씨는 “물살이 세니까 더는 나가지 못하고 제 차랑 같이 나가려고 뒤에서 이제 몇 번을 밀어봤는데 밀리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지하차도가 침수되고 차량 탑승자들이 차 창문을 통해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블랙박스의 한 장면. 사진=오송 지하차도 참사 생존자 협의회.

지하차도를 가까스로 빠져나왔어도 차량이 앞을 더 나가지 못하자 창문으로 탈출하는 이들의 모습도 보인다. 지난달 19일 사고 현장에서 탈출한 한 부부는 지난달 19일 SBS에 “다른 생존자 남자분이 저희도 ‘빨리 탈출을 하라’고 유리창을 두드려주면서 탈출을 해라 말해줘서, 게걸음으로 옆으로 안전지대까지 이동했다”고 밝혔다. 당시 차 유리창을 두드린 사람과 부부는 도로 중앙분리대를 잡고 걸어 현장을 빠져나왔다.



지하차도가 침수되고 차량 탑승자들이 탈출을 시도 하고 있는 블랙박스 영상의 한 장면. 사진-오송 지하차도 참사 생존자 협의회.

지하차도 안 시민들은 물속에서 사투를 벌였다. 영상을 보면 물살을 못 이겨 휩쓸려가는 모습이 보인다. 한 운전자는 차량 위에 앉아있다가 지하차도 천장 구조물을 잡고 탈출을 시도한다. 물이 점점 가슴 위, 목 아래까지 차오르는 가운데 이들은 손을 뻗으며 힘겹게 탈출을 시도했다. 영상에는 탈출하며 119에 신고를 했지만 소음 등으로 목소리가 잘 전달되지 않아 사고 상황을 설명하며 애를 쓰는 시민의 통화 녹취도 담겼다.



지난 16일 ‘오송 지하차도 참사 생존자 협의회’가 충북도청 기자회견실에서 김영환 충북지사 등 고소 방침 등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생존자협의회에는 현장에서 구조되거나 탈출해 살아남은 11명이 참여하고 있다. 생존자협의회는 참사를 막지 못한 책임을 물어 김영환 충북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 이상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장창훈 충북소방본부장 직무대리, 김교태 충북경찰청장, 정희영 청주흥덕경찰서장 6명을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중대재해법) 위반 혐의, 형법 122조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청주지검에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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