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동원F&B 1000억 회사채 수요예측 흥행

'A급' 비우량채 불구 모집액 대비 3배 주문
2년물 -13bp, 3년물 -10bp서 물량 채워
단독 주관사 한국투자證 DCM 역량 부각


중국발 금융위기 가능성이 증대되며 아시아 증시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동원F&B(049770)가 1000억 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3배가 넘는 자금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 ‘A’급의 동원F&B는 이날 2년물(400억 원)에 1720억 원, 3년물(600억 원)에 1900억 원 등 총 362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주문 물량을 넉넉히 받은 덕에 동원F&B는 오는 28일 최대 2000억 원까지 증액 발행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동원F&B는 희망 금리로 개별 민평금리(민간 채권 평가사들이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에 -30~30bp(1bp는 0.01%포인트)를 가산한 금리를 제시했다. 수요예측 결과 2년물은 -13bp(1bp는 0.01%), 3년물은 -10bp 수준에서 모집 물량을 채웠다. 시장이 평가하는 동원F&B 회사채 가격보다 더 비싸게 사려는 투자자가 많았다는 의미다.


동원F&B는 2000년 동원산업으로부터 인적 분할돼 설립된 식품기업이다. 2006년 이후 해태유업, 삼조쎌텍 등을 인수해 참치캔 제조 이외에 유가공, 육가공, 소스, 가정 간편식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2021년 이후 조미식품·유통부문을 중심으로 외형 성장세가 개선됐다. 올 2분기 말 기준 최대주주는 동원산업으로 동원F&B 지분 74.4%를 보유하고 있다.


윤성국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동원F&B의 참치캔은 시장점유율 80%대의 지배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유가공(백색유·발효유·치즈 등), 김, 죽, 캔햄 등 주요 제품군들도 대체로 우수한 시장 경쟁력을 유지 중”이라며 “2023년 이후 유제품 소비수요 회복 등을 바탕으로 회사 식품가공부문의 매출 외형이 견조한 수준을 시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원F&B는 지난해 매출 4조 236억 원, 영업 이익 1287억 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매출 2조 1328억 원, 영업이익 709억 원을 달성했다.


IB업계에서는 이번 동원F&B 수요예측서 한국투자증권의 부채자본시장(DCM) 부분 역량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은 동원F&B 회사채 발행 주관을 단독으로 맡았는데 국내외 국채 금리가 오름세를 이어감에도 불구하고 비우량채인 동원F&B 수요예측을 흥행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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