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의류 업계가 다가온 가을 성수기 쟁탈전 준비에 일제히 돌입했다. 야외 활동에서 입는 옷을 평범한 일상복과 매치하는 '고프코어룩' 열풍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능성은 물론 젊은 디자인을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50~60대를 비롯해 20~30대까지 아웃도어 의류를 선호하는 유행이 이어지면서 관련 시장규모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한국섬유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의류 시장규모는 2014년 7조 원대로 최대를 기록한 뒤 2017년 4조 5000억 원, 2020년 2조 3800억 원까지 줄었다 지난해 6조 원대를 회복한 것으로 추정된다. 거리 두기 해제 등 효과에 야외 활동이 늘면서 아웃도어 의류 수요가 커진데다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고프코어룩 열풍이 분 덕이다. 고물가에 20~30대 골프 인구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등산이나 캠핑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도 아웃도어 의류 시장규모가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실제 봄 성수기가 포함된 올 상반기 아웃도어 업체들은 호실적을 거뒀다. '노스페이스'를 전개하는 영원아웃도어의 매출은 360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약 36% 늘어난 767억 원을 기록했다. 아웃도어 의류 매출의 60%가량이 하반기에 발생하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 노스페이스 단일 브랜드 매출이 1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도 매출이 25% 늘었다. 국내 론칭 3년 만인 지난해 1000억 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린 '스노우피크 어패럴'도 약 72% 증가한 712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아웃도어 의류 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켜면서 마케팅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노스페이스는 올해 홍보대사로 배우 차은우와 걸그룹 아이브의 멤버 이서를 발탁했다. 20대가 아웃도어 의류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노스페이스 관계자는 "잘파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2010년대 초반 이후 출생)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노스페이스와 이미지가 부합해 홍보대사로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노스페이스는 올 가을·겨울(FW)시즌부터 짧은 기장의 세미 크롭 플리스 등 새 디자인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이더는 아이브 멤버 장원영에 이어 모델로 배우 김수현을 발탁했다. 이를 통해 기능성을 강조하면서도 스타일 연출에 중점을 둔 방풍 재킷과 다운 재킷 등을 주력으로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스노우피크는 이번 시즌 배우 현빈을 모델로 내세웠다. 그동안 스노우피크는 배우 류승범을 모델로 기용해 대중에게 이름을 알려왔다. 이밖에 배우 박서준과 수지는 K2 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 가을·겨울 시즌에도 20대 소비층을 끌어들이는 게 관건"이라며 "기존 50~60대 고객층을 유지하면서 신규 고객을 유입시키려는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