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전력 피크를 무사히 넘긴 에너지 업계·당국이 이번에는 가을철 태양광발(發) 전력 계통 불안에 직면했다. 탄소 중립 이행으로 신재생에너지발전 비중이 확대되는 가운데 앞으로는 전기 수요가 적은 봄·가을철에도 전력 수급 불안이 상시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세종 관가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르면 이달 말 가을철 전력 수급 대책을 발표한다. 원전 출력 조정(감발)이나 태양광 출력 제어 관련 대응책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가을철에 전력 수급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산업부에서는 전력 ‘공급 부족’ 우려가 큰 여름·겨울에만 전력 수급 대책을 짜왔다. 그러나 이제는 전력 소비량이 적은 봄·가을에 전력이 ‘과잉 공급’되지는 않을지 걱정이 커지는 상황이다. 실제 산업부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봄철 전력 수급 특별 대책을 운영했다.
이런 우려가 나오는 것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출력 변동성이 높은 특성을 가진 태양광이 전력 초과 공급을 부채질할 수 있다. 실제 태양광발전 비중은 일조량이 높은 봄·가을철에 늘어나는 경향을 띤다. 발전 업계의 한 임원은 “가을에는 전력 과잉 공급 가능성이 커지고 이에 따라 신재생에너지를 제외한 발전원의 부하량이 해가 뜨고 질 때마다 급격하게 바뀌는 ‘덕커브’ 현상도 심화돼 계통 전반의 불안정성이 높아진다”며 “관련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