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어렵기는 하지만 한국어 연습을 하고 있어요. 부끄럽겠지만 자신이 생기면 한국어를 좀 해보겠습니다. 지금은 재미있게 배우고 있어요.”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하며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올해 3월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에서의 일상에 관해 설명하면서 “길을 가다 보면 광고 문구의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뜻은 모르지만 조금 읽을 수 있다”고 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자택에 머무는 클린스만 감독은 최근 한국 기자들과 가진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하루하루가 배움의 연속이고 한국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며 “한국에 대해 빨리 배우고 내년 아시안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밝혔다. 한국 생활에 대해서는 “한국은 안전하고 깨끗한 나라로 매우 예의 바른 사람들에 매번 놀라고 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6월 A매치 기간 직후 한 달간의 해외 휴가를 떠나 팬들의 눈총을 받았다. 이달 1일에 자신의 생일과 자선 행사 참석 등을 이유로 또 한 번 출국해 계속 해외에 머물고 있다. 이를 두고 그가 대표팀 감독 자리를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게다가 클린스만호는 지난 네 차례 A매치에서 2무 2패로 아직 승리가 없는 상황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제가 프로 축구 K리그 선수들을 체크하기 위해 차두리 어드바이저, 마이클 김 코치와 얼마나 많은 통화를 하고 연락하는지 여러분은 모를 것”이라며 한국 상주에 대해 “고정관념일 수도 있다. 여러분들 앞에 계속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쉬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솔직하게 생각을 밝혔다. 그는 “저도 한국인들처럼 ‘워커홀릭’이다. 저는 좀 더 큰 그림에서, 더 국제적인 차원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달 23일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한 달 앞두고 불거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 차출 논란’에 대해서는 “이강인은 9월 A매치를 소화하고 그다음에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9월 A매치 기간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이강인을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어 “아직 한 번도 이강인과 훈련을 진행하지 못한 황 감독의 우려와 걱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수준 높은 경기인 A매치를 치르며 경기력을 유지하고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하면 좋은 결과를 내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신 박규현(드레스덴), 홍현석(헨트) 등 황선홍호의 다른 유럽파 선수들에 대한 아시안게임 차출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직접 돕겠다고 약속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유럽 구단들은 아시안게임에 대해 이해를 못 한다”며 “대회 자체에 대한 설명과 함께 병역 혜택의 중요성, 혜택을 받으면 선수와 구단, 한국 축구가 얻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해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에 따르면 이강인의 경우 PSG와의 계약에 아시안게임 차출에 응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어 차출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토트넘)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에 대해서는 “한국 축구의 얼굴이다. 한국 축구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앰배서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