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을 보러 다니느라 가정에 소홀한 남편과 이혼을 고민하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0일 이데일리 ‘양소영 변호사의 친절한 상담소’에는 걸그룹을 좋아하는 남편을 둔 여성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A씨의 남편은 결혼 전부터 드라마와 연예인을 좋아하는 편이었다. 단순 취미로 여겼던 A씨는 연애 기간에도 이 때문에 다투지는 않았다.

결혼 후 남편이 아이돌에 빠지면서 A씨의 고민은 시작됐다. 남편이 아이돌 사진과 포스터를 온 집안에 도배하고, A씨의 임신 당시 태교 음악으로 아이돌 노래를 틀었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의 남편이 아이돌 굿즈를 사는데 들인 돈만 4000만원이라는 내용도 있었다.

심지어 출산 당일 남편은 병원 대신 좋아하는 아이돌의 지방공연에 갔다고 했다. A씨는 “남편이 집안 경조사도 챙기지 않았고 회사에 휴가를 내고 아이돌 일정을 쫓아다니기 바빴다”며 “육아는 오로지 내 몫이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일이나 가정에 피해를 주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남편은 달라지지 않았다. 참다못한 A씨는 이혼을 요구했지만 남편은 단순 취미생활에 유난스럽게 군다며 되레 나무라는 태도를 보였다.

이에 대해 양 변호사는 “아무래도 중독 수준의 취미생활을 하게 되면 가족에 소홀하게 된다든지, 취미생활을 하느라 경제적으로 큰 비용을 소비하게 돼서 부부 간 갈등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취미생활과 관련된 판례 중에도 온라인 게임이나 자동차, 골프 등 과도한 취미생활로 인해 이혼이 됐던 판결들이 있다”고 말했다.

양 변호사에 따르면 재판상 이혼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민법 840조에서 정하는 6가지 사유 중의 하나에 해당해야 한다. 양 변호사는 A씨의 남편이 취미생활로 가사와 양육에 소홀하거나, 과도한 지출을 하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민법 제840조 6호의 사유인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해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양 변호사는 A씨 남편의 취미생활이 혼인관계 파탄의 원인이 된 점을 잘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