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美 AAM 본궤도…내년 시험비행

캘리포니아 엔지니어링 본부 열고
eVTOL 개발 집중·인재 추가 영입
2028년 상용화 목표, 기술 담금질

슈퍼널이 지난해 7월 영국 판버러 국제 에어쇼에서 전기수직이착륙장치(eVTOL) 캐빈 콘셉트 모델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005380)그룹의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사업이 미국에서 본궤도에 올랐다. 관련 시설과 인력 확대를 발판으로 내년 전기수직이착륙장치(eVTOL) 시험비행에 돌입하며 상용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AAM 독립 법인 슈퍼널은 지난달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엔지니어링 본부를 개소했다. 이곳에서는 전기모터와 배터리로 구성된 AAM용 친환경 파워트레인과 항공기 프레임에 대한 개발이 이뤄진다. 슈퍼널은 또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 중순에는 워싱턴 DC에 대관 담당 사무소도 열었다.


슈퍼널은 현재 200여 명이 일하는 엔지니어링 본부에 100명 이상의 인력을 추가 채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미국의 기술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연봉 평가 사이트 레벨스에 따르면 슈퍼널이 하드웨어 엔지니어에게 지급하는 연봉은 최소 21만 1900 달러(약 2억 8000만 원)로 직군 평균 대비 약 15% 높다. 매니저급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경우 연봉으로 27만5000 달러 이상을 받는다.


슈퍼널은 AAM 중 도심항공모빌리티(UAM)의 핵심인 eVTOL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하늘의 택시’로 불리는 이 미래 모빌리티는 헬리콥터처럼 수직 이착륙을 할 수 있어 정거장(버티포트)만 있으면 간편하게 승하차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슈퍼널이 지난해 7월 참가한 영국 판버러국제에어쇼에서 공개한 eVTOL은 캐빈 콘셉트 모델로 5명 정도가 탑승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슈퍼널은 올해 안에 미 연방항공국(FAA)에 eVTOL 인증 신청서를 제출하고 내년 중 시험비행에 착수할 예정이다. 시험비행에는 마이크로소프트도 동참한다. 슈퍼널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인공지능(AI) 기반 고성능 비행 시뮬레이션 플랫폼 ‘프로젝트 에어심’을 적용해 자율비행 솔루션을 개발하고 이후 시험 비행과 실증 사업을 공동 진행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이 목표로 하는 eVTOL 상용화 시점은 2028년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글로벌 UAM 시장은 2020년 70억 달러에서 2040년 1조 5000억 달러로 20년 만에 200배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UAM 상용화를 위해서는 배터리와 자율주행 등 분야에서 선도적인 기술력이 요구된다”면서 “전기차 전용 플랫폼 도입 등 전동화 전환에 앞선 현대차그룹이 AAM 사업에서 경쟁사들과 격차를 낼 것”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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