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던 회사채 2종과 관련, 디폴트(채무불이행)를 피하기 위한 유예기간 30일의 종료 시점이 명확하지 않아 투자자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채권에 명시된 이자지급 기한이 일요일이었던 탓에 벌어진 현상이다.
통신은 액면가 10억 달러(약 1조3300억 원)인 비구이위안 달러표시 회사채 2종에 대한 이자지급 유예기간이 다음달 5일까지인지 6일까지인지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며 이같이 전했다. 비구이위안이 갚아야 하는 이자 규모는 약 2250만 달러로, 유예기간 내 상환하지 못하면 채권자는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할 수 있다. 디폴트가 현실이 될 경우 비구이위안의 총 프로젝트 규모가 최근 파산보호신청을 한 헝다의 4배 수준인 만큼 시장에 미칠 악영향은 훨씬 클 것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비구이위안은 지난 7일 2026년 만기되는 회사채 이자 1050만 달러와 2030년 만기 회사채 이자 1200만 달러를 제때 지급하지 못했다고 밝혔고, 30일간의 유예기간이 발동되었다. 문제는 원래 이자지급 만기일이었던 6일이 일요일이라 실질적 유효 마감일은 다음날인 7일이었다는 점이다. 통신은 “채권에는 유예기간 30일을 계산하는 기준이 6일인지 7일인지 명시돼 있지 않다”며 “비구이위안 측은 논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금융시장에서도 이를 두고 혼란이 빚어지는 모양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에 대한 질의에 “예정된 이자 지급 기한이 일요일이었다는 점에서 확실하지 않다”고 답했다.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메모에서도 유예기간 종료 시점이 다음 달 5일과 6일로 제각각이다.
블룸버그는 “다음 달 5일과 6일 사이에 걸쳐서 이자지급이 이뤄질 경우 법적 분쟁의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구이위안 측은 유예기간 내 이자 지급 여부 등 향후 계획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