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된 관절을 제거하고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대신 주사로 무릎 관절염을 치료하는 길이 열렸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 평가위원회는 지난 7월 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가 중기 무릎 관절염 환자의 통증 완화와 기능 개선에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신의료기술 평가제도는 새로운 의료기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객관적인 근거와 전문가 토론을 통해 평가하는 제도다. 이로써 골수줄기세포치료는 유일하게 복지부의 인증을 받은 자가 줄기세포치료법이 됐다.
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는 골반 위쪽의 큰 뼈인 장골능에서 피를 뽑아 원심분리기로 분리한 다음, 농축된 골수줄기세포를 무릎 관절강에 주사하는 치료법이다. 성장인자 등 줄기세포에 포함된 성분이 단백동화와 항염 효과를 유발해 관절염의 통증을 완화시키고 관절기능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이번 통과의 근거가 된 SCIE급 논문들 중에는 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로 연골의 두께가 두꺼워지는 등 연골재생 효과도 일부 입증됐다. 정형외과 연구학회지(Journal of Orthopaedic Surgery and Research)에 게재된 연구 논문에 따르면 2~3기(중기) 무릎관절염 환자 13명에게 골수줄기세포 주사를 투여한 후 12개월 시점에 경골 연골의 두께를 측정한 결과 평균 2.15㎜에서 2.38㎜로, 대퇴골 연골 두께는 평균 2.16㎜에서 2.5㎜로 두꺼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시행되던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는 마취 후 약간의 절개를 통해 도포하는 방식이다. 수술 후 3~6주 정도 체중부하를 제한해야 하고, 절개에 따른 상처 치료가 필요한 데다 연골결손면적이 2~9㎠인 경우에만 치료가 가능하다는 제한이 따랐다. 시술 비용이 1000만 원을 호가해 수술 못지 않게 부담도 컸다. 반면 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는 마취나 절개 없이 주사로 시술하기 때문에 치료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연골결손면적에 제한이 없을 뿐 아니라, 비용도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의 3분의 1 수준으로 부담이 적은 편이다.
무릎 인공관절수술 5만례를 돌파하는 등 무릎관절염 치료를 선도하고 있는 힘찬병원은 이번 허가를 계기로 수술이 불필요한 중증 무릎 관절염 환자에게 골수줄기세포를 적극 시행하고 있다. 병원 측에 따르면 8월 초부터 약 4주간 50명에게 골수줄기세포 주사를 투여한 결과, 중다한 합병증이나 부작용이 없었고 환자 만족도가 높았다. 4명에서 일시적인 면역반응이 있었지만 1~2일 경과 후 호전됐다.
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는 관절내시경이나 절개를 하지 않는 주사시술이기 때문에 시술 후 통증이 거의 없다. 따라서 즉각 일상복귀가 가능하지만 힘찬병원은 환자의 상태 체크를 위해 하루 정도 입원을 권하기도 한다. 환자의 상태나 관리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1회 시술로도 효과를 볼 수 있으며, 관리를 잘 하면 최소 2년 이상 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는 "힘찬병원의 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는 원심분리기로 분리한 다음, 사람의 손이 아닌 특허받은 줄기세포 분리기로 줄기세포층만 정확하게 추출해 주입하기 때문에 치료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으로 추출할 경우 시술자에 따라 줄기세포의 손실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그에 비해 기계를 이용하면 흔들림없이 안정적으로 줄기세포를 추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힘찬병원은 줄기세포를 추출한 후 줄기세포의 움직임을 더욱 활성화시켜 주기 위해 액티베이터(Activator)라는 특허받은 특수 활성화기구를 적용하고 있다. 줄기세포의 활성도가 높아질수록 줄기세포의 조직재생능력도 높아진다는 원리에 착안한 시도다.
이수찬 대표원장은 "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가 인공관절수술의 대안이 될 수는 없지만 중기 관절염의 진행을 최대한 늦출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