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운드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에 대한 준비를 마친 회사는 네이버가 유일합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24일 공개한 초거대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의 경쟁력에 대해 “기업간거래(B2B)부터 기업소비자간거래(B2C), 대화형 서비스, 기존 서비스에 생성 AI를 녹인 서비스, 스킬 시스템, 데이터센터까지 구축했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글로벌 빅테크에 맞서 ‘AI 주권’을 지켜낼 수 있는 대항마가 네이버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최 대표는 플랫폼 기업으로서 우수한 기술 역량이 초거대 AI의 기반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수십 년간 경험한 사용자에 대한 이해, 서비스 운영 노하우, 기술 역량 등은 모두 현재 생성형 AI의 백본(기반)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의 경쟁력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며 “영업수익의 22%를 연구개발(R&D)에 꾸준히 투자하며 쌓아올린 고도화된 기술력과 양질의 데이터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단 한 차례도 사고가 없었던 자체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 강력한 인프라가 생성형 AI 경쟁력의 중요한 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하이퍼클로바X의 파라미터(매개 변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네이버는 이번 행사에서 하이퍼클로바X 사업 전략도 공개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자사의 검색·쇼핑·광고·금융·창작 등 다양한 서비스에 접목한다.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 생성형 AI 검색 ‘큐(CUE):’를 출시한다.
우선 클로바X를 쇼핑·여행 등 자사의 버티컬 서비스에 탑재해 상품이나 장소를 추천하는 능력을 고도화한다. 다방면의 서비스를 개선해 이용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한 취지다. 클로바X에는 네이버 내·외부의 다양한 서비스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연결하는 시스템 ‘스킬(skill)’ 기능을 도입했다. 향후 네이버 외부의 서비스들도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쉽게 호출할 수 있도록 스킬 시스템을 확장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문서 파일을 업로드하고 이를 기반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거나 사진을 첨부해 자연어 명령으로 편집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자사 커머스 파트너와 광고주도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하도록 지원한다. 초거대 AI로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려 협업 관계를 강화하고 새로운 파트너를 유입시키겠다는 것이다. 스마트스토어 입점 파트너에게 판매에 도움이 되는 요소와 상품 소개 초안을 제안하는 ‘클로바X 스마트스토어센터’를 선보인다. 광고주를 위한 생성형 AI 기반의 광고 상품 ‘클로바 포 애드’ 또한 내놓는다. 최 대표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함께 광고 상품을 준비 중이며 올해 11월 말 오픈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고객도 적극 공략한다. 클로바X는 플러그인 형태로 연동해 필요한 기능을 호출할 수 있도록 한다. 각 기업 고객을 위한 하이퍼클로바X 모델을 만들고 강화 학습시킬 수 있는 솔루션 ‘클로바 스튜디오’를 선보인다. 기업 고객 내부의 특화 데이터를 사용해 다양한 튜닝도 가능하다. 보안성이 강점인 완전 관리형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 ‘뉴로클라우드’ 또한 출시한다. 보안 침해, 유출에 대한 우려 없이 기업이 자체적으로 안전하게 대규모언어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또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비즈니스 플랫폼 ‘프로젝트 커넥트X’를 선보인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AI 기술총괄은 “실질적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 B2B 부문에서 많이 구매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업 고객을 확보하며 AI 생태계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 쏘카, 스마일게이트, 한글과컴퓨터, SK C&C, 한국투자증권, 폴라리스오피스와의 협업을 결정했다. 현재 배달의민족·컬리·야놀자·인터파크·캐치테이블·울프람알파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과 스킬 시스템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최 대표는 “(이용) 문의가 쇄도하는 상황”이라며 “네이버 이용자 데이터를 학습한 하이퍼클로바X를 무궁무진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술적 길을 파트너사에 열어주려 한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글로벌 시장도 공략한다. 최 대표는 “긴밀하게 협력을 논의 중인 글로벌 파트너들이 있다”며 “각 나라에 특화된 데이터를 집중적으로 학습시키면 특정 국가에서 강점이 있는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초거대 AI 전쟁에서 국내 기업이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는 플랫폼 기업에 대한 자율 규제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생성형 AI는 국경을 넘어서 벌어지는 싸움”이라며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독과점을 하고 있어 주권 이슈에 대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전 규제보다는 자율 규제를 전략적인 틀로 잡아 혁신을 유발하고 창의성을 강조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며 “자사 우대, 끼워팔기 등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는 더 엄격하게 바라보고 당당할 수 있는 서비스만 출시한다는 입장을 계속해서 유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