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21일 제주시 용강동 제주도 동물위생시험소 산하 동물보호센터에서 당시 산 채로 땅에 묻혔다 구조된 푸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키우던 푸들을 생매장한 견주와 공범이 모두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제주지법 형사1단독 오지애 판사는 24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여성 A씨와 A씨의 지인 40대 남성 B씨에 대해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사회봉사 80시간을 명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들 피고인은 지난해 4월 19일 오전 3시께 제주시 애월읍 도근천 인근 공터에 키우던 푸들을 산 채로 땅에 묻은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혼자 범행하기가 여의치 않자 당일 새벽 B씨에게 동행을 요청했으며, 미리 준비한 삽으로 구덩이를 파서 푸들을 묻은 것으로 조사됐다.
푸들은 약 6시간 뒤인 오전 8시 50분께 코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이 모두 파묻힌 채 발견됐다.
사건 장소 인근에 거주하는 A씨는 당초 경찰에 "반려견을 잃어버렸다"고 말했지만, 추후 "죽은 줄 알고 묻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하지만 경찰이 폐쇄회로(CC)TV와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을 확인한 결과 땅에 묻힐 당시 푸들은 살아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개인적인 일로 스트레스를 크게 받아 우발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오 판사는 "범행 동기를 고려해도 죄질이 나쁘다"며 "다만 피고인들이 모두 초범인 점, 피해견이 구조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