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스피크 아웃’ 하세요.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야 문제를 모으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조직의 ‘딥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혁신)’의 시작점으로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강조했다.
25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폐막한 SK그룹의 지식 경영 플랫폼 이천포럼 2023에서 “딥체인지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구성원들이 계속 목소리를 내고 소통하며 전에 없던 변화 과제를 도출하고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이천포럼의 핵심 키워드인 ‘스피크 아웃’이 경영 혁신의 출발점이자 동력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뜻하는 '스피크 아웃'은 최 회장이 2019년 구성원들과 100차례 ‘행복 토크’를 진행하며 당부했던 말이다.
최 회장은 “이천포럼 등을 통해 구성원이 어떤 변화를 원하는지 파악해 10월에 여는 CEO 세미나의 경영 과제 도출 과정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그는 또 “세상의 변화가 너무 빨라 회사도 과거의 성장 공식이 통하지 않고 개인의 성장 방법도 정해진 답을 구하기 어려워졌다”며 “이제는 성장 방법을 스스로 찾아야 하고 주어진 일을 잘하는 사람보다는 스스로 할 일을 찾아 하는 사람이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포럼 주제 중 하나였던 ‘커스터머(고객) 스토리’에 대해 “고객은 계속 관계를 이어갈 스토리를 만들어주지 않으면 떠나버린다”며 “탄소 제로 제품이 비싸도 가치 때문에 사는 사람이 늘어나니 이제는 물건이 아니라 가치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커스터머 스토리는 고객을 먼저 이해하고 고객 관점의 언어로 소통한다는 뜻으로 SK그룹이 추구하는 변화 방향 중 하나다.
올해 이천포럼은 △일하는 방식 혁신 △구성원 미래 역량 확보 △평가와 보상 △커스터머 스토리 △글로벌화 △이사회-구성원 소통 제고 등을 주제로 21일부터 나흘간 열렸다.
일하는 방식 혁신 세션에서는 SK그룹이 실험한 유연근무제가 행복, 생산성, 소통과 협업, 소속감 상승 효과를 냈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실험에는 그룹 8개 사 14개 팀이 참여해 조직별 특성에 맞는 근무 방식을 스스로 디자인했다. 실험 결과 행복은 6.8에서 8.4, 생산성은 7.4에서 9.1, 소통·협업은 7.1에서 8.7, 소속감은 6.9에서 8.4로 근무 방식과 무관하게 모든 조직에서 인식도가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최 회장은 최근까지 해외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하다 23일 귀국해 이날 이천포럼 마지막 날 일정에 참석했다. 최 회장이 참여한 마무리 세션에서는 2600여 명이 접속해 1만여 개의 댓글과 질문들이 쏟아지는 등 구성원들의 참여 열기가 뜨거웠다.
SK 관계자는 “이천포럼에서 모인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딥 체인지’ 실천 가속의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며 “조직별로 최적의 방안을 디자인해 적극 실행에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