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이어 일본이 달 착륙에 다시 도전한다. 우주 기술의 발전에 따라 심우주 개척의 베이스캠프로서 달의 가치가 높아지자 미국, 러시아(소련), 중국뿐 아니라 세계 여러 국가가 앞다퉈 착륙선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26일 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8일 오전 9시 26분께 규슈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달 착륙선 ‘슬림(SLIM)’을 자국 우주발사체(로켓) ‘H2A’에 실어 쏘아올릴 계획이다. 슬림은 내년 1~2월 달의 남위 13도, 동경 25도의 ‘시올리(Shioli) 분화구’에서 착륙을 시도한다.
이번 임무에 성공하면 일본은 달 착륙선 제작과 이를 자력 발사할 기술을 한번에 확보하게 된다. 게다가 슬림은 이름처럼 가로, 세로, 높이 1~2m대의 작고 가벼운 탐사선으로 만들어진 만큼 성공할 경우 앞으로 탐사선에 더 적은 비용으로 많은 탑재체를 싣는 등 달 탐사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JAXA는 기대하고 있다.
다만 JAXA는 발사체의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수차례 임무 차질과 일정 연기를 거듭해온 만큼 아직 임무 성공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착륙은 지표면으로 떨어질 때 감속하기 위한 연료를 자체적으로 실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중량이 커질 수밖에 없고, 지구 기지국에서의 원격 제어기술도 요구되는 고난도 임무다. 슬림도 중량 3분의 2를 연료로 채웠으며, 우리나라 달 궤도선 다누리도 중량 문제로 수차례 발사가 지연된 바 있다. 일본의 달 착륙 시도는 올해 4월 자국 민간기업 ‘아이스페이스’에 이어 두 번째다. 아이스페이스는 자체 개발한 착륙선 ‘하쿠-R 미션1’을 달로 보내 세계 최초의 민간 달 착륙에 도전했지만 통신 두절로 실패했다.
미국, 러시아, 중국에 이어 이달 22일 인도가 세계 4번째로 탐사선 ‘찬드라얀 3호’를 달에, 그것도 통신 문제로 난도가 높은 지역인 달 남극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하면서 다른 국가들도 도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은 2032년 달 착륙을 목표로 2조 원 규모의 차세대 발사체와 6000억 원 규모의 착륙선 개발을 추진 중이다. 선두주자 미국은 얼음이 존재할 달 극지방에 유인 달 기지를 건설하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