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에게 위치추적기를 단 사실이 발각되자 흉기를 휘두른 여성에게 실형이 선고 받았다. 남자친구는 여성을 다치게 해 벌금형을 받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 김동진 부장판사는 위치정보법 위반과 특수협박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상해·전자기록 등 손괴·정보통신망 침해 혐의가 적용된 30대 남성 B씨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A씨는 교제 5개월 만인 2021년 10월 남자친구인 B씨가 다른 여자를 만난다고 생각해 위치추적기를 구입한 뒤 B씨 차 뒷좌석에 몰래 위치추적기를 놔뒀다가 회수했다. 이 같은 사실은 2022년 1월 B씨가 잠든 A씨의 휴대전화를 몰래 보다가 발각됐다. B씨는 A씨의 휴대폰 숨겨진 폴더에 본인 나체 사진이 있는 것 또한 확인해 사진을 지우려다 폴더 전체를 삭제했다.
연인은 각각 뒤를 밟혔고 사진이 무단으로 지워진 사실에 분노했고 이는 곧 몸싸움으로 이어졌다. A씨는 남자친구의 머리와 어깨, 몸을 여러 차례 때리고 할퀴어 2주 진단 상처를 입혔다. B씨도 A씨를 넘어뜨린 후 무릎과 허벅지로 누르고 종아리를 밟았다. 역시 20일간 치료받는 처지로 만들었다.
이후 B씨가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자 A씨는 접시를 던지고 흉기로 문을 찍으며 “죽여버린다”고 소리쳤다. 흉기를 문틈 사이로 넣어 협박하기도 했다.
여성에겐 상해·재물손괴 등이, 남자에겐 상해·전자기록 등 손괴·정보통신망 침해 혐의가 각각 적용됐다.
재판부는 "연인 간 싸우더라도 일정한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며 A씨는 과격하고 극단적인 폭력을 먼저 감행했고 흉기를 사용해 협박하는 등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가 엄벌을 원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징역형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B씨는 폭력을 저지하기 위한 정당방위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참작할 정황이 있다"면서도 벌금형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