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손익 4조 '뚝'…증권사 순이익 73% 급감

◆60개 증권사 2분기 영업 실적
금리 상승·해외부동산 부실 영향
CFD 손실 대비 충당금도 '발목'
거래대금 늘어 수수료 수익은↑
당국 "부동산PF 등 관리 강화"

금리 상승으로 투자 채권 손익이 4조원 가량 감소하며 국내 증권사들의 2분기 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70% 넘게 급감했다. 오피스 빌딩 등 해외 대체투자 부실 등에 펀드 손익도 감소했으며 4월 터진 8개 종목 하한가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돼 중단됐던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충당금 적립도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테마주 열풍 속에 거래대금이 증가해 수탁수수료 이익은 1분기보다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은 2분기 국내 60개 증권회사 순이익이 1조 473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72.9%(2조8220억원) 감소했다고 27일 밝혔다. 전분기에 발생한 한국투자증권의 일회성 배당수익 1조 7000억 원을 제외하더라도 2분기 순익은 전분기의 반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개인 투자자들이 2차전지를 중심으로 대거 주식 거래에 나서며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은 증가했다. 2분기 전체 수수료 수익은 3조 2517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17.1% 늘었다. 수탁 수수료는 1조 4908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9.8% 증가했고, 투자은행(IB)부문 수수료도 9761억 원으로 같은 기간 28.7% 증가했다. 증권사에 투자를 일임하는 고객도 늘어 자산관리 부문 수수료 역시 7.8% 증가한 2894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증권사들의 자기 매매 손익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시중 금리 상승으로 채권값이 하락해 채권 손익이 줄어든데다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로 펀드 손익도 대폭 줄어든 때문이다. 2분기 자기매매 손익은 1조 9769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38.7% 감소했다. 채권관련 손익이 1분기 5조 544억 원에서 2분기 1조 172억 원으로 4조 원 이상 급감했으며 펀드 관련 손익도 같은 기간 1조 2378억 원에서 5515억 원으로 7000억 원 가까이 줄었다.


다만 파생상품 관련 손익이 4조 원 가까이 증가하면서 손실을 만회할 수 있었다. 2분기 파생상품 관련 손익은 1조 1274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3조 9760억 원 늘었다. 홍콩 항셍 중국기업지수(H지수) 하락으로 증권사 계정에 부채로 잡혀 있는 주가연계증권(ELS) 평가액이 줄어든 때문이다. ELS에 투자한 개인 및 법인은 기초지수가 하락하면 보유한 ELS의 자산 가치가 하락하지만 ELS를 판매한 증권사 입장에서는 부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배당금 수익이나 이자비용 등이 포함된 기타 손익에서도 증권사들의 이익 감소 폭은 컸다. 2분기 기타손익은 CFD 관련 손실 위험에 대비해 키움증권(039490)·삼성증권(016360) 등이 충당금을 대거 쌓은 영향으로 전분기(6733억 원) 대비 2조 3461억 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올 상반기 전체 증권사들의 순이익은 4조9166억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동기(3조1403억원)에 비하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60개 증권사의 6월 말 기준 자산총액은 691조 7000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2.0% 증가했다. 부채총액도 607조 7000억 원으로 2.1% 늘었고 자기자본은 84조 1000억 원으로 3월 말 대비 1.9% 증가했다. 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은 731.0%로 전 분기 대비 11.6%포인트(P) 상승했다. 모든 증권사의 순자본비율이 100%인 규제 비율을 웃돌았다. 평균 레버리지비율도 1.8%P 증가한 642.2%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금융환경이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라 대내외 잠재리스크 요인이 증권회사 수익성과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예정”이라며 “특히 부동산PF, 해외 대체투자 부실이 유동성리스크로 전이되지 않도록 취약사 중심으로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NH·유진 등 선물회사 3곳의 2분기 순익은 200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20.7% 감소했다.



자료 제공=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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