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으로 알려진 18토막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공포영화 '치악산'의 제목을 둘러싸고 법정 공방이 펼쳐질 전망이다.

강원 원주시는 실제 지명을 제목으로 사용한 영화 ‘치악산’에 대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상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유무형의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27일 밝혔다.

시는 이번 조치에 대해 영화 제작사 측과 두 차례 회의를 통해 영화 제목 변경, 영화 속 '치악산'이라는 대사가 등장하는 부분의 삭제 등을 지속 요구했으나 제작사가 이를 거부한 것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치악산 국립공원에 위치한 구룡사도 오는 28일 실제 지명이 사용된 영화 개봉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낼 예정이다. 또한 원주시 사회단체협의회와 '치악산' 브랜드를 사용하는 농축산업계 관광업계까지 상영 반대운동에 동참하기로 했다.

시는 이번 영화 개봉이 국가적 명산인 치악산에 대한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다각적인 방법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또 140㎞에 달하는 치악산 둘레길을 안심하고 찾을 수 있도록 치악산의 아름다움에 대한 홍보를 강화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회의 과정에서 시의 제안을 수용할 듯한 태도를 보이다가 뒤돌아서서는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행태를 보면 협상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제작사 측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전국 최고의 안전 도시이자 건강도시인 원주의 이미지가 괴담으로 훼손이 우려된다"며 "영화 개봉으로 인해 36만 시민 그 누구도 피해를 보지 않도록 시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 ‘치악산’은 1980년 치악산에서 18토막 난 시신 10구가 수일 간격으로 발견돼 비밀리에 수사가 진행됐다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