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해양 "매출채권팩토링 덕에 자금 걱정 덜었죠"

중진공 단기 유동성 공급사업 인기
판매기업에 물품·용역대금 지원
구매 업체도 안정적 공급망 얻어
중소기업 거래 안전망 역할 톡톡
사업 호응에 예산 300억 추가 확보



2020년 전라남도 목포에 설립된 선박 제조 업체 미르해양은 뛰어난 기술력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설립 첫해 매출은 1억3000만 원에 그쳤지만 불과 2년 뒤인 2022년에는 매출 29억 원을 기록했다. 미르해양의 성장과 기술력을 눈여겨 본 전남서남권 유일의 대형선박 수리 기업 한국메이드가 협업을 제안해왔다. 대형 수주가 가능한 절호의 기회지만 이승복 미르해양 대표는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사업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공격적인 설비투자를 진행한 탓에 추가 투자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사정을 알게된 최종근 한국메이드 대표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중소기업 매출채권팩토링’을 소개해줬다. 중진공이 미르해양과 같은 판매기업에게 물품·용역 제공 대금을 먼저 지급하고 한국메이드 같은 구매기업으로부터 대금을 나중에 회수하는 최대 90일의 단기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이다. 이 대표는 “팩토링을 신청한 후 3일 만에 대금이 입금됐다”며 “이전에는 몇 달씩 걸리던 대금회수 기간이 앞당겨지니 자금운용에 숨통이 트이고 부도 걱정도 없이 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어 경영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중진공은 중소기업 매출채권팩토링 제도가 중소벤처기업들의 거래 안전망 역할을 톡톡히 하며 수요가 늘자 당초 책정했던 예산 375억 원에 300억 원의 예산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에 따라 판매기업은 연간 10억 원, 다수의 판매기업과 협력하는 구매기업은 30억 원 이내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올해 중소기업의 유동성 문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이자와 제비용을 공제한 금액인 할인율을 지난해보다 0.5%포인트 낮춰 연 4% 내외로 적용키로 했다.


이 제도는 판매기업 입장에서는 원활한 현금 유입으로 유동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또 구매기업에 문제가 생겨 대금을 상환하지 못해도 판매기업에게는 상환을 청구하지 않아 연쇄부도를 방지한다. 판매기업 뿐만 아니라 구매기업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협력기업의 재무건전성이 강화되면 제품·부품 공급 스케줄 등이 예측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종근 한국메이드 대표도 “구매기업과 판매기업 간 신뢰관계가 강화돼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다질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전했다.


김문환 중진공 혁신성장본부장은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중소벤처기업의 단기 자금애로를 해소하고 동반 성장의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제도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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